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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3배 크기의 헤르손시에 시민 2만명…러시아군은 4만명

등록 2022.11.04 20: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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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나=AP/뉴시스]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돌리나 마을, 전투로 손상된 제2차 세계 대전 기념관 앞에 로켓 파편이 놓여 있다. 2022.11.04.

[돌리나=AP/뉴시스]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돌리나 마을, 전투로 손상된 제2차 세계 대전 기념관 앞에 로켓 파편이 놓여 있다. 2022.11.04.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헤르손시에서 혈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의 대량 철수에 이어 러시아 점령군이 2일과 3일 돌연 땅 속으로 꺼져버린 듯 거리 순찰병과 검문소 병력마저 눈에 띄지 않는다고 잔류 시민들이 4일 외신에 전했다.

그러나 우크라군 정보 당국은 러시아군이 모습을 감춘 것은 일종의 '페인트 모션'으로 거기에 걸려들어 섣불리 진입했다가는 큰코 다칠 것이라고 스스로를 경계하고 있다. 

헤르손시 곳곳에 참호를 깊게 파고 우크라군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러시아군이 무려  4만 명이 이를 것으로 우크라군은 추산하고 있다.

4개 주를 병합했지만 러시아가 침공전으로 주도를 함락시킨 곳은 가장 서쪽의 이 헤르손주 하나뿐이며 그 주도 헤르손시는 특히나 우크라를 둘로 나누는 드니프로강 강북에 있다.

헤르손주의 전체 면적 2만8000㎢ 가운데 강 건너 있는 강북(강 흐름 기준으로는 우안이자 서안) 지역은 4000㎢ 정도에 그친다. 이 중에 강에 바짝 붙어있는 헤르손시는 서울 1.3배 크기이나 면적으로는 900㎢가 안 된다.

만약 러시아군이 헤르손시와 이 주도를 포함한 헤르손주 강북 지역을 우크라군에게 빼앗기면 막 250일이 지난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은 회복 불가의 충격타를 받아 무너질 수 있다.

헤르손시는 침공전 개시 일주일 만인 3월2일 우크라 정보당국의 내통에 의해 러시아군이 손에 넘어갔다. 28만 명이었던 인구가 탈출 대열이 이어지면서 9월 말 러시아 병합 투표 당시에는 10만 명 정도만 남았다.

우크라군은 8월 말부터 헤르손주 북단을 침입하면서 마을 한두 개 씩 탈환하기 시작했으나 동북부의 하르키우주에 비해 탈환 성과가 소소했다. 그러나 우크라군의 느리나 부단한 남진이 계속되자 러시아는 10월18일부터 남은 시민들을 강 아래 헤르손주나 크름반도로 반강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나흘 전 러시아 임명의 블로디미르 살도 주지사는 헤르손시에서 7만 명이 철수했다고 러시아 언론에 말했다. 시민 2,3만 명이 남아있는 상태로 우크라군이 포진해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러시아군 4만 명보다 적다.

러시아군이 여차하면 '인간 방패'로 활용할 수도 있는 거주민을 이처럼 적극적으로 도시에서 소개시키는 이유가 시민의 러시아 강제이주라고 단순히 판단하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많다.

보이지 않는 러시아군의 꿍꿍이속과 작전을 파악한 뒤에 우크라군은 헤르손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진격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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