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 '충전 혁신'… V2V 기술 개발 박차
[서울=뉴시스]차량 전기를 여러 용도로 활용하는 V2X 기술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갈무리) 2023.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 전기차를 이용하는 A씨는 지난해 11월 고속도로 운전 당시 배터리 충전 때문에 크게 난처했던 경험이 있다. 고속도로 B휴게소에 급속 충전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고속도로에 올라탔는데 해당 휴게소 충전기에 워낙 대기줄이 길어 충전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약속시간 때문에 기다릴 시간이 없었던 A씨는 배터리 방전 직전에서야 간신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A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방전된 전기차가 있는 곳까지 전기차 제조사에서 찾아가 충전을 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톱5'인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충전 혁신에 나선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차량간 충전 기술인 'V2V(Vehicle to Vehicle) 급속충전 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 5를 충전 서비스에 시범 투입했다.
V2V는 전기차 보급의 발목을 잡는 전기차 충전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V2V가 앞으로 양산차에 확대 적용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V2V 양산 차를 단계별로 준비하고 있지만 출시 시점을 언급하긴 어렵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V2V 충전 기술을 전기차에 반드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V2V 기술 보안 문제 때문에 양산차 적용 시점을 정확히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기차, 이동식 콘센트로 거듭 난다
V2X(Vehicle to X)에서 V는 '자동차'를, X는 '전력을 공급받는 불특정 대상'을 가리킨다. 이는 불특정 대상에 언제든지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로, 'X'가 되는 대상에 따라 V2L, V2V 등으로 나뉜다.
현재 상용화된 V2X 종류로는 V2L(Vehicle to Load)이 있다. V2L은 전기차가 외부 전자제품에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이다.
현대차는 자사 전기차 플랫폼인 E-GMP가 탑재된 차량에 한해 V2L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이 있으면 전기차 배터리를 마치 콘센트처럼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V2L 전기차 소유자는 충전기가 제공되는 캠핑장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기존 SUV 트렁크에도 콘센트가 있었기 때문에 V2L이 새롭지 않다는 지적도 들린다. 하지만 둘은 전력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전기차 V2L 전력은 기존 SUV가 제공하던 전력의 18배에 달한다. 3600W 수준의 출력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전자기기를 동시에 충전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V2V로 충전 문제 근본 해결 '기대'
V2V 상용화는 전기차 판매에 걸림돌이 됐던 충전 문제가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전기차 사용자들이 충전 인프라 설치나 충전을 위한 이동·대기 시간 없이도 전기차를 자유롭게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했던 가장 큰 제약 요인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V2V 기술이 본격 적용되려면 제도적·비용적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적으로 V2V 충전은 세금이 없다는 게 한 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V2V 기술이 상용화되면 킬로와트당 350원을 주고 산 전기를 충전이 급한 차주에게 700원에 파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경우 소득은 있는데 세금은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V2V 기술은 부품 수도 많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차량 가격이 오를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V2V 차량은 별도 제어기기를 탑재한 차량이지만 지금은 시범 운영 중인 상태로 차량 가격 상승 여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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