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서 백조된 티이엠씨…저가 매력에 주가 '쑥쑥'
공모가 최하단 하회 확정…청약 미달사태 빚어져
상장 이후 주가 상승 이어져…"성장성 높아"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올해 첫 기업공개(IPO)로 주목을 받았던 티이엠씨가 미운 오리 신세에서 백조로 비상하고 있다. IPO 과정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지는 등 흥행에 참패했으나 상장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기고 있는 것. 공모가가 기존 대비 크게 낮아지면서 저가 매력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티이엠씨의 주가는 상장 이후 지난 27일까지 공모가 대비 25.54% 올랐다. 지난 1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티이엠씨는 27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에도 오전 10께 9% 안팎의 급등세를 나타내며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티이엠씨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특수가스 전문기업이다. 반도체 핵심 공정에 사용되는 다양한 특수가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엑시머 레이저 가스(Excimer Laser gas)와 제논(Xe), 크립톤(Kr) 등 희귀가스부터 에칭공정용 CF계열과 일산화탄소(CO), 황화카보닐(COS) 등은 물론 증착 공정용 혼합가스인 B2H6(디보란)까지 다양한 특수가스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티이엠씨는 상장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티이엠씨는 새해 첫 공모주로 주목받았지만 앞서 지난 4~5일 실시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총 560개 기관이 참여해 31.33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공모가는 희망범위(3만2000~3만8000원) 최하단보다 더 낮은 2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회사 측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공모주식수를 기존 220만주에서 180만주로 축소했다. 하지만 이어진 공모 청약에서도 청약 경쟁률 0.81대 1을 기록해 충격적인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공모주 청약에서 청약이 미달된 것은 지난 2019년 7월 코윈테크 IPO 이후 약 3년6개월 만이다. 이에 상장 이후 하한가를 기록해도 이상할 게 없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 상황이 펼쳐졌다. 티이엠씨는 상장 첫날인 지난 19일 시초가를 공모가보다 소폭 낮은 2만7950원에 출발해 당일 2만8100원에 장을 마감하며 공모가를 지켜냈고, 상장 다음 날인 20일에는 4% 가까이 오르며 상승세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후 25일 14.38%, 26일 10.18% 치솟았다. 장중 4만2500원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공모가보다 50% 높은 수준이다.
공모가가 시장 친화적인 수준으로 결정되면서 저가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상장 전부터 티이엠씨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생산 공정의 미세화, 고단화, 단계(step) 증가 등 특수가스 사용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글로벌 대외 환경 악화에 따른 공급 불안과 가격 상승, 높은 수입 의존도에 따른 국산화 수요는 더욱 증대되고 있다"면서 "티이엠씨는 원료 분리, 정제, 검사 및 측정까지 모든 공정의 내재화가 가능한 국내 유일한 기업으로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동사는 국내 최초로 희귀가스 전공정 기술을 자체 개발해 설비를 구축한 만큼 독보적인 희귀가스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또 올해부터 고객사 니즈에 맞춰 고난이도의 합성가스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성장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것도 티이엠씨에 호재로 작용했다. 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6.82%, 22.00%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안갯속을 지나고 있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증시를 달구면서 AI 투자가 확대될 경우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서버 증설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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