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랄해지는 몸캠 피싱 범죄 "돈 없으면 코인이라도 캐라"
몸캠피싱 범죄조직, 피해자에게 암호화폐 채굴 노예 강요
라바웨이브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서울=뉴시스】일러스트=전진우 기자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몸캠피싱 범죄조직이 단순히 피해자의 금전을 갈취하는 수준을 넘어 범죄에 가담시키거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까지 강요하는 등 갈수록 수법이 악랄해지고 있다.
14일 디지털성범죄 대응 전문 기업 라바웨이브는 몸캠피싱 범죄조직이 최근 피해자에게 암호화폐 채굴까지 강요하는 사례가 포착됐다고 경고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몸캠피싱 범죄가 급증했다. 낯선 이성으로부터 친구 요청을 받거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신체 노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도록 유도한 뒤, 악성 앱을 설치하게 만들어 피해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 정보를 탈취한다. 이후 피해자 지인들에게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금전을 요구하는 형태다.
몸캠피싱은 단순한 협박을 넘어 피해자의 극단적 선택을 유발하기도 하는 악질 범죄로 분류된다. 특히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피해자들에게는 범죄 가담을 강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8월에는 몸캠피싱 피해를 입은 한 10대가 가해자의 협박에 굴복해 범죄에 동조했다가 법적 처벌을 받은 사건도 있었다.
몸캠피싱 가해자들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 라바웨이브에 따르면 피해자들을 범죄 공범으로 만드는 대신,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피해자의 컴퓨터에 설치하도록 강요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피해자에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설치해 채굴을 강요하고, 채굴된 코인을 상납받는 것이다.
특히 저연령 피해자들이 이러한 범죄에 노출되고 있으며, 인터넷 환경이 뛰어난 국내 상황을 악용해 피해자들의 컴퓨터를 암호화폐 채굴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다수의 피해자를 동원해 채굴 효율을 높이고, 가해자들이 확보한 암호화폐를 기존 범죄수익과 섞어 추적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라바웨이브 측은 "피해자들은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피해자들이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몸캠피싱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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