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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송준엽 외대 터키어학과 학생회장 "지진 1시간전 출국"

등록 2023.02.12 07:00:00수정 2023.02.12 08: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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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강진 피해에 대학가 도움의 손길…한국외대 모금 캠페인

지진 1시간 전 이스탄불서 출국한 학생 "튀르키예 친구들 안전부터 확인"

터키·아제르어과 주축 구호물품 모아 "형제의 나라 향한 애정 보여줄 때"

[벨렌=뉴시스] 권창회 기자 = 10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주 벨렌 시내 한 아파트 단지가 지진으로 무너져 있다. 2023.02.10. kch0523@newsis.com

[벨렌=뉴시스] 권창회 기자 = 10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 주 벨렌 시내 한 아파트 단지가 지진으로 무너져 있다. 2023.02.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비행기에서 내리고 전화가 잔뜩 와서 보니 '지진 났는데 어딨었냐', '괜찮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뉴스보다 전화로 지진이 난 걸 먼저 알았습니다."

한국외대 4학년인 송준엽(23)씨는 비행기에서 내린 뒤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했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오전 4시17분(오전 1시17분 GMT) 튀르키예(터키)·시리아 강진이 일어나기 불과 1시간여 전 이스탄불 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기 때문이다.

규모 7.8, 7.5 강진과 규모 4.0 이상의 여진이 125차례 일어나면서 지금까지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에서 사망자만 이미 2만4000명을 넘어섰다.

한국외대 터키·아제르바이잔어학과 학생회장인 송씨는 지난달 학교 교류프로그램에 참여할 겸 튀르키예를 찾았다. 이후 이스탄불 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송씨가 떠나고 불과 1시간 뒤 튀르키예에서 역대급 지진이 발생했다.

귀국하자마자 쏟아진 안부 확인 연락에 답한 뒤 그도 튀르키예에 있는 지인들이 무사한지 확인했다.

송씨는 "바로 터키에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괜찮은지 물어봤다"며 "주로 이스탄불 쪽에 친구들이 많다보니 괜찮았는데, 일부는 피신한 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스탄불도 지진 발생 지역만큼은 아니어도 흔들림은 다들 느꼈다고 한다"며 "한창 새벽 시간에 잠에서 깬 사람들이 많았다"고 부연했다.

이후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 학생들끼리 자연스럽게 튀르키예를 도울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송씨는 "지진이 일어나고 서로 지인들도 걱정된다고 얘기를 하다가 학생회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말이 나왔다"며 "처음에는 우리끼리 구호 물품을 보내고 모금하자고 해서 교수님과 상의했고 동문 선배들도 흔쾌히 성금을 보내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학과장인 오종진 교수는 "이번에 깜짝 놀란게 일면식도 없던 다른 교수들로부터 위로 전화와 함께 '어떻게 도와주면 되냐'고 묻는 분들이 많았다"며 "학생들이 시작한 것을 학과가 품고, 이것을 다시 학교가 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외대 제공) 2023.02.10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한국외대 제공) 2023.02.10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외대는 지난 9일부터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를 주축으로 온·오프라인으로 구호물품 기부와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학교 캠퍼스와 기숙사에 구호물품함을 두고 패딩 점퍼와 우비, 바지, 장갑 등의 겨울의류와 텐트, 담요, 가스튜브, 히터, 분유, 기저귀 등 생필품 기부를 받고, 학과 명의 계좌로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모아진 구호물품과 모금액은 학교 차원에서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과 터키항공의 협조를 통해 곧바로 현지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학생과 교직원들은 어느 때보다 튀르키예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여전히 진행 중인 시리아 내전 기간 동안 400여만명의 난민이 국경을 맞댄 이웃 국가인 튀르키예로 넘어왔고, 이중 수십여만명이 공교롭게도 지진이 일어난 가지안테프 지역에 머무르고 있어 피해가 크다고 한다.

송씨는 "현지의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날씨가 추워서 겨울옷이 많이 필요하고, 진통제나 약도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애쓴 이들 덕분에 모든 준비가 거의 하루 만에 착착 됐다"며 "모금 행렬을 보면 말로만 형제의 나라가 아니라 튀르키예에 대한 애정이 확실히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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