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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윤석열 정부와 경제상황, 총체적 난국"[인터뷰·일문일답]

등록 2023.03.10 06:01:00수정 2023.03.10 11: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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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실상 모르는건지, 장밋빛 전망만 얘기하는건지"

임기 내 100조원 투자유치 자신

"김동연 프리미엄 살려 기회의 수도 경기도 만들 것"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3.10. jt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3.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상욱 이병희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정부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김동연 지사는 9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당선 1년이 지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제 검사가 아닌 대통령의 길을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후 경기도지사 집무실에서 김 지사는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권력, 검찰을 포함한 권력에 기댄 독점 운영으로 민주국가가 아닌 검주(檢主)국가의 모습, 총체적 난국"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윤 정부 출범 이후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더욱 박한 평가를 내놨다. "정부는 경제 실상에 대해 국민에게 정확히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지금 정확한 경제실상을 모르는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장밋빛 전망만 얘기하는건지,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임기 내 100조 투자 유치'를 자신하며 "김동연 프리미엄을 살려 경기도를 기회가 넘치는 기회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지사와 일문일답.

-대통령 선거를 치른 지 1년이 됐다. 윤석열 정부를 평가한다면.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경제 어려움과 민생 위기에 대해 제대로 된 처방을 내지 못하고 있고, 외교 참사는 계속됐고, 편가르기로 우리 사회의 갈등은 더 고조됐다. 검찰을 포함한 권력에 기댄 국정운영으로 인해 민주국가가 아닌 검주국가의 모습으로 국가를 운영했다는 점에서 총체적 난국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건폭이라는 말을 썼는데, 어떻게 보면 권폭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이른바 정순신 사태를 보면 우리 사회에 끼리끼리, 자기들의 동종교배와 순혈주의에서 비롯된 국정운영들, 검사가 추천하고 검사가 검증하고 검사 출신이 요직에 가서 경제도 하고 인사도 하는 식으로 하면 국가 운영이 어떻게 되겠나. 한 조직을 운영해도 기관장으로서 여러가지를 배려하고 조화롭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성을 생각해야하는데, 이런식으로 하는 국가 운영은 굉장히 불행한 부분이다."

-왜 외교 참사인가.

"대통령이 해외순방 나갈 때마다 여러 일들이 벌어졌다. 바이든, 날리든도 있었고, 중동에서는 특정 나라를 적으로 적시했다. 이번에 강제징용 문제 해법도 한일 관계의 회복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피해자를 무시하면서 우리 외교의 시계를 한참 뒤로 돌렸다고 생각한다. 미중패권이 격화돼 국제 경제도 미중패권주의에 영향 받으면서 구조적으로 어렵다. 미국 반도체특별법이라든지 거기에 대한 대응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이번에 한일 관계는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것 아닌가 싶다. 미국, 일본이 전략적 동반자로서 아주 중요한 동맹국인 것은 틀림 없다. 미국은 동맹국이다. 동맹국 미국을 포함해 전략적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지만, 너무 일방의 외교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 전문가로서 윤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상황 평가는.

"첫째로 정부는 경제실상에 대해 국민에게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정부가 갖고 있는 경제 인식에 대해 국민, 시장과 함께 공유해야 하는데 지금 정확한 경제 실상을 모르는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장밋빛 전망만 얘기하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구조적 복합 위기에 의해 지금 우리가 어려움 겪고 있고,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처하는 경제 정책이 잘못됐다.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시장과 기업에 대해서 시장 원리를 주장하지만, 시장 만능주의로 가면 안 된다. 자본주의와 시장에 대한 예술적인 정도의 조화로움과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는 시장주의를 얘기하면서 시장만능주의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또 경제정책의 철학적인 배경은 신자유주의로 가고 있다. 정책의 큰 골격이 잘못됐다. 어떻게 보면 지금 짠 재정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재정지출을 통해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지금 어려움을 겪으면서 앞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취약계층에 대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국제 경제 흐름에 대한 인식이다. 지금은 국제 정치와 국제 경제를 모르면 국내 정책과 사회 정책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경제상황을 정확히 인식해야 하는데 국내적으로 경제상황도 그렇지만 국제적인 흐름에 너무나 무지하다. 지금 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국제 경제의 질서라는 것은 결국 브레튼 우즈 협정에 기초하고 있고, 큰 기둥은 자유무역과 개방이었다. 그런데 이같은 패권 경쟁으로 인해 개방과 자유무역이 아니라 국익 우선의 자유무역과 개방을 도외시하는 세계 경제질서가 잡혀가고 있다. 에너지안보나 식량 안보 문제에 있어서도 지금 자국이 가진 국익에 우선해서 하지, 과거 국제경제 질서에 있던 개방과 자유무역은 무시되는 시대다. 지금 우리는 그걸 인지하지 못한 채 경제상황에 대해 오판하고 있거나 무지한 것이다."

-현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과 정부에서 국가를 어떻게, 어디로 가져갈지 제시한 비전이 없다. 어떤 비전도 대통령과 주변으로부터 들어본 적 없다. 5년 뒤 만들 대한민국은 모습은 무엇일까. 그런 점에서 아직도 뭘 하려는지 모르겠다. 아마 준비안 된 것 같다. 두 번째는 검찰을 포함해 권력에 의지하는 일방적 국정운영이 문제다. 한 국가의 운영을 자기가 그동안 살았던 세상인 일부 권력에 의지해서 운영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배추벌레는 배추 속이 자기 세상이다. 아주 좁은 인재풀과 세계관으로 권력에 의지해서 국가 운영하려는 것은 문제다. 세 번째는, 지금 정치상황은 적을 죽여야 하는 '사생결단'식이다. 본인을 지지하는 사람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끌어안고 화합하고 통합하는 대통령이 돼야 하는데 전혀 그런 모습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지층을 공고화하고 편가르고 적을 규정하고 적에게 여러 방법으로 제거하려는 것을 보면 통합된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비판 수위가 높다. 향후 대선을 겨냥하는 것인가.

"박근혜 정부 때 국무조정실장 하다가 여러가지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사표 내고 나왔다. 부총리 때는 경제진영과 청와대의 이견과 대립이 컸다. 그래도 소신 굽히지 않고 제 얘기 했다. 재작년 초에 총리 제의를 받았을 때 거절하니까 종국에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연락주셔서 다시 권유하셨다. 그 때 거절하면서 그런 얘기 했다. 초대부총리할 때 청와대와 각을 세워서 대통령을 불편하게 해드렸는데, 지금 총리를 맡으면 더 크게 곤란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경기도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경제부총리까지 하면서 대한민국 경제 운영을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지금 경제 상황에 대해 소신껏 제 얘기를 한 것 뿐이다.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제가 느꼈던 정치판 문제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정치판이 바뀌지 않으면 민생 복원이나 경제 회복은 한 발짝도 못 뛴다. 그것이 제가 정치를 한 이유이기도 했고, 그렇기 때문에 제 소신을 얘기한 것이다. 지금 제 입장에서는 도정을 잘 해서 경기도를 발전시키고,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제일 급선무이자 첫번째 임무다."

-현재 정치상황 어떻게 보나.
 
"지금 정치판, 바뀌어야 한다. 거대 양당 구조에서 승자독식 할 수밖에 없는 정치판, 그리고 상대는 타도해야 할 적이 되는 상황에서 똘똘 뭉쳐 기득권을 형성하고 기득권 유지-확장에만 골똘하는 정치판이 바뀌어야 한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와 연대하면서 제가 두 가지 명분을 제시했다. 정치교체와 국민 통합이다. 그 생각은 변함 없다. 우선 제가 소속된 민주당에서 그같은 노력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여당 대표가 선출되고 지도부가 형성됐는데 우선 축하드린다. 하지만 우려되는 바가 여전히 남아 있다. 대통령만 바라볼 게 아니라 국민만 바라보면서 여야간, 노사간 대화와 타협을 신경써야 한다. 야당 대표와 대통령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여당 지도부의 첫 시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중간에서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민주당도 대선에서 왜 패배했는지 성찰을 통해 민생과 경제 살리는 데 있어서 정책정당으로서 제 역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뉴시스와 인터뷰하며 임기 중 100조원 투자 유치 추진 계획을 밝혔다. 2023.03.10. jt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뉴시스와 인터뷰하며 임기 중 100조원 투자 유치 추진 계획을 밝혔다. 2023.03.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검찰 압수수색 왜 반발했나.

"지난해 7월부터 13차례 압수수색했는데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해서는 조금 심하다 싶어도 협조했다. 이 건물에 지난해 5월 이사왔고, 제가 왔을 때 여긴 빈 방이었다. 그런데 와서 컴퓨터 압수수색하겠다고 하니까 저희가 이건 너무 심하다고 했다. 컴퓨터 제조기록도 다 보여줬다. 그런데도 하겠다고 했다. 이건 김동연에 대한 압수수색이 아니라 1400만 경기도민에 대한 압수수색이다. 도민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도민이 뽑은 선출직, 경기도를 대표하는 지사, 지난해 7월에 취임한 지사의 방과 컴퓨터를 2~3년 전 일 가지고 압수수색하겠다는 것은 명백하게 의도가 있거나 과잉이다. 검찰에 압수수색 할 것이면 문 따고 들어가라고 했는데 그건 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컴퓨터에 대해서만 키워드 넣어서 포렌식했는데 아무것도 안 나왔다.  또 경제부지사는 저보다 뒤에 취임했다. 그분 컴퓨터도 새 컴퓨터다. 그런데 경제부지사 방 압수수색만 네번을 했다. 무슨 경우인가. 이렇게 13차례나 경기도 압수수색을 하고 있으면 대체 경기도정이 어떻게 되겠나. 더군다나 도지사 방을 그렇게 하는데, 일반 국민들에게는 어떻게 하겠나. 그래서 검주국가라는 말을 쓰면서 반발한 것이다. 여기 뒤진다고 뭐 나오겠나. 저는 34년 공직생활 하면서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 떳떳하고 청렴하게 공직생활 했다. 이건 너무나 무도하고, 의도가 있는 것. 의도가 없더라도 검주공화국 실체를 보여준게 아닌가 싶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야당탄압', '김동연 흔들기'라는 얘기도···.
 
"의도를 제가 알겠나. 의도가 있다면 '이재명 죽이기, 김동연 흔들기'가 될 수 있겠지만, 그런 의도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놓고 계파 싸움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답하기에 적절한 위치는 아닌 것 같다. 이재명 대표 거취나 민주당 내 갈등 관련해서는, 지금 시급한 것은 민생 문제지 대표 거취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이 민생을 위해서 하나가 돼야 한다. 대선에서 정권 빼앗긴 일에 대한 성찰을 해야한다. 또 그 때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 그렇지만 국민만 믿고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길로 당이 가야 한다."

-민선8기 경기도 비전은.

"금년에 민생, 미래, 혁신을 내세웠다. 제가 추구하는 경기도 기조는 기회의 수도로 만드는 것이다. 더 많은, 고른, 나은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가진 문제의 핵심을 파고들면 결국 기회의 문제로 귀결된다. 정순신 사태는 기회의 사재기, 빈익빈 부익부라고 볼 수 있다. 가해학생은 아빠찬스로 기회 얻고, 피해학생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런 것을 막기 위해 고른 기회 만들겠다. 더 나은 기회는 앞으로 닥칠 미래다. 팬데믹, 기후변화, 저출생, 고령화 등 어려움이 예상되는 불확실한 미래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후환경에너지국, 사회적경제국을 만들었다. 민생, 경제 어려움 극복은 더 고른 기회에 속하고, 미래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혁신은 우리가 일하는 방법의 하나다."

-임기 내 100조 투자 유치 의지는.

"지난해 6개월 동안 투자 유치 내용으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주요 기업 투자로 도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기 위한 희망을 넣어주고 싶었다. 솔직히 100조 이상 자신이 있다. 김동연 프리미엄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세 자릿수를 제시하면서, 도민께 용기와 희망을 드리고 싶었다. 제가 온 뒤 특히 외국 기업 투자 유치에 있어서 괄목할 만한 성장과 성과를 내고 있다. 제가 경제부총리까지 하면서 가졌던 역량과 안목, 해외 네트워크, 국내 기업과 소통 등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또 직급을 낮춰서 중앙정부에서 1급 하시던 분이 도 3급으로 오시고, 공공기관장 하던 분이 3급으로 기꺼이 오시기도 했다. 저와 경기도가 추구하는 가치와 잠재력을 보고 오신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것도 김동연 프리미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김동연 프리미엄'이란.
 
"경제부총리까지 한 경제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자 경제 운영과 나라 살림을 책임졌던 경험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 같다. 두번째는 해외 네트워크뿐 아니라 대기업, 중견, 중소기업 등 경제관료로서 34년 동안 쌓아온 인맥과 신뢰가 있다.세번째는 경기도로 오고 있는 인재들이다. 투자 창업 관련해 대한민국의 가장 전문가라는 사람이 왔고, 산업자원부에서 1급, 중소기업부 차관 했던 분이 올 정도다. 무엇보다 첫번째 프리미엄은, 저의 진정성이다. 지사는 어떻게 보면 정치인이다. 정치를 하면서도 약속을 지키려고 하고, 구 정치인들처럼 구태 보이면서 정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저의 진정성이 첫번째 프리미엄이라고 본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런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김동연이 원하는 기회는.
 
"총선 제의를 받았을 때, 국회의원이 되고 싶지 않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나가고 싶지 않았다. 대선 경선 때도 양당에서 제의가 들어왔는데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당시에 제가 하고 싶던 건 사회적 봉사였다. 그래서 사단법인 만들었다. 지금 저는 제 주위나 경기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회가 넘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그게 제 꿈이다. 열한 살때 끼니 걱정하고 판잣집에서 살던 어린 소년이 부총리에 경기도지사까지 오면서 사회와 국가로부터 받은 고마움을 어떻게 하면 다시 사회로 환원시켜, 기회가 넘치는 나라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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