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제약·바이오포럼]김용주 대표 "기술 수출은 생존전략…목표는 신약"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단계 별 기술' 강조
기술 도입·이전해 역량 키워 독자 개발 나서
"ADC항암제, 시장 예측보다 훨씬 빨리 클것"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7회 뉴시스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2023.03.22. [email protected]
항체-약물 결합체(ADC) 기술을 통해 K바이오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김용주 대표는 22일 '제7회 뉴시스 제약·바이오포럼'(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단계별 기술 전략을 강조했다.
ADC는 현재 전 세계 바이오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기술 분야 중 하나다. 암세포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에 강력한 화학독성 항암제(페이로드)를 결합해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를 사멸하는 치료제다. 특정 세포의 특정 단백질에 결합해서 항체에 접합된 약물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다른 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고 특정 세포만을 공격한다. 기존 화학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ADC 항암제 개발 기업 레고켐바이오는 작년 12월 미국 제약사 암젠에 최대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ADC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암젠과 총 5개의 ADC 치료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앞서 일본 다케다의 자회사 밀레니엄 파마, 영국 익수다, 체코의 소티오 바이오텍, 중국 복성제약, 중국 시스톤, 미국 픽시스 등 다양한 파트너사에 ADC 후보물질 또는 원천기술을 이전했다. 이들과 공동 임상 후 판매허가에 성공할 경우 레고켐바이오가 받을 수 있는 이들 계약의 총합은 6조원 이상이다.
현재 다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ADC 기술 개발 나서거나 ADC 기술을 도입하는 데 분주하다.
김용주 대표는 "ADC의 개념이 시작된 후 출시까지 30년이 넘게 걸릴 만큼 한 세대의 약이 수면으로 올라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레고켐은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바이오 벤처임에도 라이선스 인(기술 도입)을 통한 공동 연구로 접근해 비용을 쓰며 역량을 높였다"면서 "이러한 성장 과정 속에서 기술 수출도 했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이중항체 ADC 항암제 LCB71을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개발, 스위스 노브이뮨과 공동 개발 계약을 맺고 ADC 후보물질 LCB73을 연구하는 등 공동 개발로 시작했다. 올해 들어 스위스 엘쎄라가 보유한 항암 표적 항체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7회 뉴시스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2023.03.22. [email protected]
레고켐바이오는 기술 도입 및 타사와의 공동 연구로 시작해 역량을 키운 후 기술 수출로 R&D 자금을 확보했고, 이제 신약 개발 과정을 완주하는 독자적 개발에 도전한다. 미국 법인설립과 함께 Trop-2 표적 ADC 등 독자적인 신약 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의 전략을 바꿔 신약 개발 끝까지 가보자고 한 이유는 몇 년 전 ROR1 표적 ADC를 기술 수출한 후 일주일 간 후회한 일을 경험해서다"며 "우린 4000억원대 기술 수출을 했는데, 미국 머크가 임상 1상이 끝난 ROR1 ADC를 개발한 벨로스바이오란 회사를 무려 27억 달러에 인수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술 이전은 생존 전략이다"며 "이젠 맷집이 커졌으니 직접 신약 개발 완주에 도전하자는 전략이다"고 말했다.
그는 "ADC 항암제는 시장의 예측보다 훨씬 빨리 성장할 것이다"며 "좀 더 정교화된 기술로의 혁신이 필요하고, 레고켐바이오도 차별화된 기술로 글로벌 공략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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