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주총 운명의 날…'최대주주' 국민연금도 현 이사회에 힘실어
사외이사 충원·선임과 배당금 등 다뤄
주요 의결권자문사들 "KT&G 이사회 안에 찬성"
[대전=뉴시스] 주동일 기자 = KT&G가 28일 대전 대덕구 인재개발원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2023.03.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케이티앤지(KT&G)가 행동주의펀드의 공세 속에 주주총회를 연다. 행동주의펀드는 사외이사 2명 충원과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 현금배당 1만원·7867원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의결자문사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KT&G 이사회 측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KT&G는 28일 대전시 대덕구 인재개발원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주총에 올라온 안건은 30개가 넘는데, 사외이사 선임과 주주환원정책이 주를 이뤘다.
주주총회에선 사외이사 선임 후보로 8명이 올라왔다.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는 2명인데 행동주의 펀드 안다자산운용의 제안으로 사외이사 2명을 증원하는 안을 함께 논의한다. KT&G 이사회는 사외이사를 6명으로 유지하고, 안다자산운용은 8명으로 늘리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를 2명 또는 4명을 선임할 전망이다.
후보엔 KT&G 이사회가 추천한 ▲김명철 전 신한금융지주 CFO ▲고윤성 현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 교수 ▲임일순 전 홈플러스 대표와 안다자산운용이 추천한 ▲이수형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김도린 전 루이비통 코리아 전무 ▲박재환 현 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교수,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추천한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이사 ▲황우진 전 한국 푸르덴셜생명보험 대표이사 등이 올랐다.
하지만 일각에선 주주제안으로 오른 후보들이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FCP가 차 전 대표와 황 전 대표를 KT&G의 사외이사로 선임한 뒤, KGC인삼공사의 경영진으로 참여시킬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만큼 이들의 전문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KGC인삼공사 노동조합은 이달 14일 사모펀드의 추천 인물이 홍삼과 건기식 업계 전문가가 아닌 데다,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회사의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내 3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ESG기준원도 FCP가 제안한 차 전 대표 선임 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기준원은 "FCP는 차석용 후보를 분리상장되는 인삼공사의 대표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고자 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차 후보는 KT&G의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인삼공사 분리상장에 있어 이해관계가 가장 큰 인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주주 총회에선 배당 확대도 함께 논의한다. KT&G 이사회는 현금배당 5000원을 제안했지만, FCP는 1만원, 안다자산운용은 7867원을 주장했다.
FCP의 제안에 따르면 배당액은 총 1조2000억원에 이르는데, FCP는 같은 규모의 자사주도 매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일 경우 KT&G는 2조4000억원을 지출해 미래 성장동력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글로벌 의결권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KT&G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에 모두 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는 "KT&G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가 합리적으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주주제안 측 후보가 차별되는 역량이나 기술·자격 등을 갖추고 있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제안주주 측 주장이 설득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2023년 KT&G 주주총회에서 제안주주 측 안건을 반대하고 KT&G 이사회를 지지하는 것이 주주이익을 대변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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