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르포]"깨끗한 물 공업용수로…4대강 보, 반도체 산업 핵심"

등록 2023.05.11 12:07:52수정 2023.05.11 12:22:0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한화진 환경장관, 한강 여주보·SK하이닉스 방문

여주보, SK하이닉스에 日 11만t 공업용수 보급

[서울=뉴시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 10일 한강 여주보를 방문해 보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 10일 한강 여주보를 방문해 보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2023.05.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지난 10일 오후 경기 여주시 여주보 상단에 들어서자 산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눈 앞에 펼쳐졌다. 자전거도로와 보행도에서는 남한강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고 초여름 날씨 수변공원에 산책 나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관광명소로도 유명해 주말이 되면 관광객들로 북적인다는 여주보는 한강 3개 보(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가운데 하나다. 물을 가두는 '물 그릇' 역할은 물론 우수 공업용수 조달 시설로 꼽힌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취임 1주년을 맞아 특별히 이곳 여주보를 찾았다. 4대강 보가 생활용수 외 공업용수에도 활용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물색한 장소다.

한 장관은 "4대강 보 활용에 있어서 공업용수는 산업육성 발전과도 직결된다"며 "3개 보 중에서도 여주보가 SK하이닉스에 많은 양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중요성을 인지하고 어떻게 잘 관리되고 있는가 (살피는) 차원에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한강 여주보 모습. 보 위의 기둥은 물시계인 자격루를 본따 만들었다. (사진=환경부 제공)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10일 한강 여주보 모습. 보 위의 기둥은 물시계인 자격루를 본따 만들었다. (사진=환경부 제공) 2023.05.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보행도 한 가운데서 바라본 여주보는 맑은 물을 가득 머금은 모습이었다. 물결 위 햇빛이 반사돼 반짝거리고 있었다.

관리운영을 맡은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한강 3개 보 시설 모두 양호 등급으로 판정됐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녹조 문제 지적에 대해선 "조류 경보가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고, 수질도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주보는 관리 수위가 해발 33m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데, 어도에 다양한 어류들이 서식할 수 있는 점도 이 때문이다.

푸른 하늘과 맑은 강물을 감상하며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보 위의 기둥이 눈에 띄었다.

여주보는 세종대왕릉 인근에 있는 만큼 전체적인 시설물이 세종대왕을 모티브로 구현됐다. 보의 기둥은 물시계인 자격루를 본따 만들었고, 보 끝의 세종광장은 해시계인 앙부일구의 모습을 하고 있다.

훈민정음이 기록된 소수력발전소를 지나 걸음을 멈춘 곳은 여주보 상류 300m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취수장. 여주보는 SK하이닉스에 매일 11만t의 '맑은 물'을 공업용수로 보급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김형수 SK하이닉스 안전·보건·환경담당 부사장은 "반도체 생산을 위해선 양질의 용수 확보가 필요한데 여주보에서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취수하고 있다"며 "여주보 설치 전엔 물의 양에 변동성이 있었지만 최근엔 사업에 어려움이 없다"고 전했다.

한 장관도 "초순수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생명수라고 할 만큼 아주 중요하다"며 "여주보의 깨끗한 물이 초순수 제조에 상당히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순수는 순도 100%에 가깝게 물 속 불순물들을 제거한 초고순도의 물로, 반도체를 제조할 때 필요한 재료다. 원수가 깨끗할수록 불순물 제거 과정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 10일 여주보 상류에 있는 SK하이닉스 취수장을 방문해 공업용수 조달 현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 10일 여주보 상류에 있는 SK하이닉스 취수장을 방문해 공업용수 조달 현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2023.05.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취수장까지 둘러본 한 장관은 차로 40분 가량 떨어진 SK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찾았다. 한 장관은 여주보에서 취수한 공업용수를 활용한 초순수 제조공정과 물환경관리 현황을 두루 살폈다.

김 부사장은 본사에서 진행된 현장 간담회에서 "반도체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과 전기"라며 "반도체 사업은 인프라 사업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가뭄이 와서 용수가 하루라도 끊기면 우리나라 수출의 20%가 서는 것"이라며 지속적 용수 공급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이천공장은 상수원 보호구역에 인접해 있어 무결점 환경관리도 중요하다. 용폐수를 자연 상태에 가장 근접한 수준으로 방류하는 것을 목표로, 방류된 물이 지역 사회에 혹여나 영향을 주지 않을까 매달 생태계 건전성을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반도체 공정에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깨끗하게 내보낼 수 있도록 처리시설을 구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용폐수 재이용률을 향후 10년 동안 3배 확대하고, 팹(반도체 생산라인) 증설에도 오염물질 배출량을 동결하겠다"며 "폐기물 재활용은 실질 재활용률의 95%에서 99%로 올리겠다"고 전했다.

이에 한 장관은 "공업용수를 취수해 원수 수준으로 방류하는 모범적인 사례"라며 "무결점 환경관리 부분에 대해서 환경 관리 지속해서 힘써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달 26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3.04.26. jtk@newsis.com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달 26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3.04.26. [email protected]


여주보는 SK하이닉스 이천공장보다 규모가 3~4배 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에도 물을 공급하게 된다. 여주보 구간에서 하루 27만t을 추수해 공급할 수 있다.

한편, 환경부는 공업용수 추가 취수 외에도 홍수, 필요에 따라 관리 수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댐과 보, 하굿둑을 연계해 홍수, 가뭄 등 상황에 알맞게 댐 수위를 조정한다.

또 섬진강, 영산강에 이어 연말까지 한강, 낙동강, 금강 일대 가뭄대책을 만들고 구체적인 보 활용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