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韓 배터리 맹추격하는 中…"정부 지원 필요해"

中배터리, EU 점유율 작년 34%

中, 美 대신 유럽에 투자 집중

향후 1~2년 안에 승패 갈릴 수도

"국내 기업에 자금 등 지원해야"

[서울=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전기차 배터리 3사은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립 단계에 있는 해외 공장이 25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중국, 동남아 등에 걸쳐 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중국 배터리가 유럽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를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대신 보다 개방적인 유럽에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국내 업체가 중국 업체를 따돌리고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하 연구원)은 14일 공개한 '글로벌 배터리의 최대 격전지, 유럽연합(EU) 배터리 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의 EU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우리 기업과 점유율 경쟁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회사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업체의 EU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2020년 14.9%에서 2022년 34.0%로 상승했다. 반면 우리나라 기업의 점유율은 2020년 68.2%에서 2022년 63.5%로 하락했다.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의 배제한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EU는 중국 기업 투자 유치에도 개방적"이라며 "EU 지역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기업의 제휴가 본격화하는 앞으로 1~2년이 글로벌 배터리 산업 판도를 좌우할 결정적 시기"라고 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무역협회(KITA)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하 연구원)은 14일 공개한 '글로벌 배터리의 최대 격전지, 유럽연합(EU) 배터리 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 갈무리 2023.05.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배터리 산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가 선제적으로 수반되는 수주 산업이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별로 서로 다른 요구사항에 맞춰 생산 설비를 빠르게 확충할 수 있는 자금력과 기술력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공장 건설과 수율 확보를 위한 시 운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1~2년 내 수주 경쟁의 결과가 5~6년 이후의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게 되므로, 단기적인 자금 조달 능력이 수주 경쟁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제조 장비의 국산화율이 90%에 육박하는 국내 배터리 산업이 EU 시장에서 매출과 점유율을 높이면 소재와 장비 업체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 업체가 유럽에서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EU에 대한 국내 양극재 수출은 53억6000만 달러의 생산액을 기록했다. 또한 12억1000만 달러의 부가가치와 1만1751명의 취업 인원도 창출했다.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산업이 중국에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금 지원 확대 ▲핵심 광물 공급망 확충 ▲투자 세액 공제의 실효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영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배터리는 국가 첨단전략산업이자 수출, 생산, 고용 등의 파급효과가 큰 주력산업"이라며 "앞으로 1~2년 내 EU 시장에 충분한 설비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이 EU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대등한 여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배터리 산업에 대한 집중적 자금 지원과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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