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물난리 1년, 새 대책들 효과 볼까[서울해요]
전국 최초 침수 예·경보제 시행, 인명피해 방지
발령시 강남역·대치역·이수역사거리 차량 통제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권완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이 12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3년 서울시 풍수해대책 추진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2023.06.12. [email protected]
지하철과 버스는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물에 발이 묶였고, 비에 취약한 반지하에 머무르는 주민들은 안전을 위해 잠시 집을 떠나야 했다. 일부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당시 폭우로 인한 서울 지역의 재산 피해는 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례없는 물난리 후 서울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10월 '더 촘촘한 수해안전망 추진전략'(2022~2032)을 발표하면서 10년 간 3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중 시민이 사전에 침수를 인지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침수 예·경보제는 전국 최초의 시도다. 서울 전역에 설치된 강우량계와 도로수위계에서 일정 기준 이상 강우와 수심이 측정되면 자치구, 경찰·소방·도로 등 유관기관, 동행파트너, 시민에게 위험성을 알리는 시스템이다.
▲시간당 강우량 55㎜ 초과 ▲15분당 강우량 20㎜ 초과 ▲도로수위계 기준 침수심 15㎝ 초과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각 자치구 단위의 침수 예보가 발령된다.
이 경우 이웃 주민이 반지하 거주 재해약자를 대피시키는 동행파트너가 즉각 가동돼 인명 피해 예방에 나선다. 동행파트너 역시 올해 시가 처음 선보이는 제도다. 중증장애를 갖고 있는 반지하 거주 주민과 노인, 아동 등 954가구를 대상으로 총 2391명의 동행파트너가 예보시 가구를 방문해 이웃들의 안전을 챙긴다. 경보시에는 대피를 돕는다.
침수취약도로 사전통제는 지난해 침수피해가 컸던 강남역·대치역·이수역사거리 3곳에 우선 도입한다. 시와 자치구, 경찰이 협업해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카카오·티맵 등 내비게이션으로 우회도로를 안내한다.
2012년 설정돼 서울 전역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방재성능목표(강우처리목표)를 상향하고, 지역별로 목표치를 세분화한 것도 작년과 달라진 점이다. 기존 시간당 최대 95㎜를 100㎜로 높였고, 침수취약지역인 강남역 일대는 110㎜까지 상향했다. 앞으로 설치되는 모든 방재시설은 시간당 100㎜~110㎜의 강우를 처리 가능하도록 기준이 강화된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장마철을 앞둔 23일 서울 강남역 인근 빗물받이에 담배꽁초가 쌓여 있다. 2023.06.23. [email protected]
빗물받이는 담배꽁초와 쓰레기로 인한 막힘 현상을 방지하는 것이 최우선인 만큼 청소 못지않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중요하다.
다만 시가 지난해 내놓은 대책 중 하나인 반지하 지상층 이주지원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12일 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반지하 주택 중 주거이전이 완료된 곳은 전체 23만 가구 중 1%에도 못 미치는 2250가구로 집계됐다. 이주를 적극 독려하고 있지만 동의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게 시의 설명이다. 물막이판과 역지변(역류방지기) 등 침수방지시설 설치 실적도 대상 1만5543가구 중 6310가구로 40.6%에 그쳤다.
한편 시는 지난달 24일 서울시청 지하 3층 안전통합상황실, 강남역사거리, 청계천, 안양천 등에서 풍수해 재난대응 종합훈련을 갖고 다양한 시나리오들을 점검했다. 자치구, 경찰, 소방, 서울시설공단 등 총 14개 기관에서 참여한 110명의 인력들은 차량 견인, 고립시민 구조 등 역할에 맞는 임무 수행으로 재난에 대비했다.
오 시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작년의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 1년 분야별로 수해 대책을 추진해왔다"면서 "강남·도림천·광화문의 대심도 빗물터널 같은 인프라 건설은 마무리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올해 처음 만든 '침수 예·경보제'나 중증장애인이나 노약자를 대피시키는 '동행파트너'는 바로 적용한다"면서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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