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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로' 묘장스님, 커플 상담 A/S까지 하는 이유[이수지의 종교in]

등록 2024.09.21 10:00:00수정 2024.09.21 1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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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9.2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9.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만남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를 진행하는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은 남녀 커플 성사에 진심이다.

서울 연화사에서 만난 묘장스님은 성사된 커플이 안 헤어지고 잘 끝까지 갈 수 있게 참가자들에게 커플 상담 A/S를 공약까지 내걸었다고 했다. "싸우게 되면 나한테 와서 이야기하세요. 잘 들어드릴게요."

'나는 절로'는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진행하는 사회 복지 사업이다.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긍정적 결혼관 형성을 위한 교육과 템플스테이를 통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

'나는 절로' 의외의 인기로 주목 받고 있다.  묘장 스님은 "최근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TV 프로그램(나는 솔로)과 이름이 유사해 사람들이 '나는 절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며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묘장 스님은 사찰이라는 이색적인 장소도 인기 비결로 꼽았다.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고즈넉한 사찰에서의 명상과 차담이 참가자들이 서로 깊이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사찰고유의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매개가 된 것 같아요. 따뜻한 불교문화와 자연 속 휴식이 더해져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최근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 진행된 '나는 절로, 낙산사' 참가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계종사회복지재단 제공) 2024.09.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최근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 진행된 '나는 절로, 낙산사' 참가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계종사회복지재단 제공) 2024.09.21. [email protected]



지난해 11월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나는 절로' 1기를 시작으로 12월 조계사 편 2기, 올해 4월 전등사 편 3기, 지난 6월 공주 조계종 한국문화연수원 편 4기, 지난 7월 낙산사 편 5기까지 높은 커플 성사율을 기록하고 있다.

4기가 기록한 역대 최고 성사율(47%)을 5기가 성사율 60%로 새로 썼다. 칠월칠석을 맞아 진행된 5기에서 한 직녀가 시작부터 당돌하고 적극적으로 매력을 어필해 호감을 가졌던 견우와 최종 커플이 된 모습이 묘장 스님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았다.

묘장 스님은 '나는 절로'가 진행됐던 사찰들의 주지 스님들도 "높은 성사율에 기분 좋아서 '결혼식을 우리 절에서 하도록 다 해주겠다' '성사된 사람들은 템플스테이하고 싶으면 우리 절에서 언제든 받아주겠다' 등 다양한 A/S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9.2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9.21. [email protected]


'나는 절로'는 재단이 여러 시행착오 끝에 이뤄낸 성과다.

5기는 사실상 '만남템플스테이'로 따지면 39회차다. '만남 템플스테이'는 지난 2008년부터 재단이 진행해온 사업이지만 인기가 없어 재단의 고민거리였다.

재단은 먼저 지난해 11월 '만남 템플스테이' 이름을 '나는 절로'로 바꿨다.

'만남템플스테이'가 안 되는 이유를 알게된 묘장 스님은 행사 규정을 과감하게 변경했다.

"그전엔 내가 봐도 안 될 수밖에 없었어요. 참가자들이 남녀간 만남이라고 해서 왔는데 사찰에서 참가자들을 강제로 밤 9시에 재웠어요. '밤에 만나면 안 된다. 템플스테이를 하라'고 한 거죠."

묘장 스님은 우선 참가자 취침시간을 오후 9시에서 오후 11시로 바꾸고 대신 만남 시간을 늘렸다.

"행사를 템플스테이에 맞추다 보면 강의가 자꾸 많아져요. 스님들이 절을 소개하고 108배를 시키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하고 새벽기도에 들어오라 하니 딱 봐도 남녀간 만남에 필요한 절대적인 시간조차 부족했죠."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9.2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9.21. [email protected]




참가자 복장 규정도 바뀌었다. 묘장 스님은 "철저히 준비한 전투에 나가는 마음으로 어마어마한 무기를 장착하듯 차려입은 여성 참가자가 템플스테이 복장으로 갈아입어 '이곳에 오려고 꾸미고 왔는데 오자마자 우리가 무장해제를 시키고 전투에 나서라 하니 매력 발산의 기회를 없앴구나' 크게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참가자들은 사찰안내부터 기본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까지 무조건 원래 입고 온 옷을 입고 참여한다.

장소는 여러 사찰들로 확대했다. "원래 대중교통으로 오기 편한 절에서만 계속했어요. 한 절에만 가면 재미없고 전국에 아름다운 절이 많은데 철따라 이동하면 안 되나. 여행하는 설렘과 이성을 만난다는 설렘이 합쳐지면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지지 않겠나 싶었죠."

참가 대상도 확대된다. 오는 10월 서울 화계사에서 열리는 6기는 만남템플스테이 40회를 맞아 40대 미혼남녀가 대상이다. 남녀 10명씩 모집하는 6기에 신청마감일인 20일 참가신청자 집계 결과, 남성 140명, 여성 235명 총 375명이 신청했다.

참가자 연령대가 높아진 만큼 성사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6기는 묘장 스님에겐 부담이다.

"우려도 크죠. 40대 중 혹 신원이 불확실한 사람이 지원할 수 있으니 참가신청자 검증을 더 엄중하게 해야 해요, 우리 프로그램의 참가자 검증에 대한 신뢰와 성사에 대한 기대도 높아서 참가 신청자들을 어떻게 검증해야 하나 염려가 됩니다."

오는 12월에는 연말을 맞아 콘셉트도 바뀐다. 그동안 참가했던 모든 참가자를 초대하는 '총동창회'가 조계종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남녀 각각 3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묘장 스님과 참가자들이 미래와 연애에 대해 대화하는 장도 마련된다. 묘장 스님은 '총동창회'를 통해 "그때는 커플 성사가 안 된 참가자들이 이때라도 커플이 될 수 있으니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9.2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 스님이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9.21. [email protected]


묘장 스님이 커플 성사에 진심인 이유, 바로 심각해진 저출산 문제 인식 개선의 중요성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과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노력과 개인 행복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합니다. '나는 절로'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 행복을 추구하고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시작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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