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인요한 임명에 "한국 정치 이렇게 타락했나 생각들어"
"면피용 혁신위 만들어 인요한 임명…기상천외한 발상"
"솔직히 박근혜 대선캠프 때 인요한 있는지도 몰랐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소감을 밝히며 미소짓고 있다. 2023.10.23. [email protected]
김 전 위원장은 전날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나는 이번에 혁신위원장에 인요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를 임명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치의 한계를 보여주지 않았나 이렇게 본다"며 "이 분이 전혀 정치와 관련 없이 순수하게 교수로 계시다가 정치권에 들어와서 혁신을 하겠다는 용기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분이 (당에) 들어와서 할 수 있는 행동 반경이 얼마나 되겠느냐에 대해선 굉장히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가 들어선 배경이 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이번 강서 선거라는 것도 잘 모르게 살짝 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국민의힘이 전력을 다하지 않았느냐"며 "지난 21대 총선에서 강서 3구에 나타나는 18% 포인트차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를 보라. 그 결과를 제대로 판단 못하면 내년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은 내년 총선에서 많은 패배가 있을 거라 예견하는 게 가능하다"며 "지난 총선에서도 경험했지만 여권이 수도권에서 패배할 경우 정권에 주는 결과가 뭐라는 건 다 알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렇다면 냉정한 사고를 해서 선거 결과를 분석하고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를 봐야한다"며 "지난 1년 5개월 동안의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신을 국민들이 표현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솔직히 더불어민주당이 그동안 잘한 건 아무것도 없다"며 "민주당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걸려있는데도 국민의힘이 졌다. 야당은 여당의 잘못을 먹고산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1년 5개월 동안 윤석열 정부의 정치와 정책이 국민과는 괴리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판단해야 한다"며 "지금 사실은 선거 끝나고 나서 국민의힘이 한 게 임명직 당직자 사퇴인데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총지휘한 김기현 대표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나머지 임명직 당직자만 해고한다고 해서 그걸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며 "하나의 면피용으로 혁신위를 만들어 출발시키는데 혁신위원장 시킬 사람을 이 사람, 저 사람 고민하다가 결국 기상천외한 발상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혁신위의 한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높였다.
김 전 위원장은 "인 교수에게 전권을 부여한다고는 하지만 그 범위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그 분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야한다'고 했는데 그럼 뭘 바꿀거냐"고 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친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 런치포럼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02.16. [email protected]
김 전 위원장은 "혁신위원회의 한계는 김기현 대표뿐이 아니라 그 위에 대통령까지 있다는 점"이라며 "혁신위의 행동반경이라는 것은 작을 수밖에 없다. 그럼 뭘 혁신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요즘 혁신위보고 공천과 관련해 유승민, 이준석을 끼워 넣으라고 하던데 혁신위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아니다"라며 "과거 민주당 문재인 대표 시절에도 혁신위를 만들어 혁신안을 내놨지만 별 볼일이 없었다. 국민의힘 혁신아도 적당하고 하고 지금 상황을 혁신했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나는 박근혜 2012년 대선캠프 때 인요한 위원장이라는 분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우리나라 대통령 되시는 분들이 정직하지가 않다. 인요한 위원장이 있었던 통합위원회라는 곳은 형식적으로 만들어만 뒀을 뿐 통합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인요한 혁신위원장간 친분설에 대해 "두 사람이 사적으로 친하냐 아니냐는 별 의미가 없다"며 "국민의힘 혁신과는 별 관계가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는 국민들이 1년 5개월 동안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신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 "정치가 믿지 못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에 대한 소위 좌표가 설정되지 않고 정책은 통합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재정은 긴축한답시고 전혀 못하는 상황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서 선거를 분석해보면 20개구 중 16개 구역에서 10%포인트 이상씩 졌다"며 "심한데는 29%포인트 가까이 졌다. 나머지 네 군데도 5%포인트 이하가 하나도 없는데 즉 정부 시책에 대해 일반 국민들이 완전히 불만을 표시한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를 위해 이야기하자면 이 정부는 역사상 최소의 표차인 0.7% 포인트차로 이겼다"며 "그렇다면 처음부터 냉정하게 판단해서 소위 국민들의 뜻을 어떻게 받들어야 한다는 걸 알았어야 했다. 사실 이제 와서 처음으로 대통령이 돼서 국민이 무섭다는 걸 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됐으니 지금까지 모든 걸 내 뜻대로 하면 된다는 식으로 해왔는데 이번 강서 선거를 보니 엉뚱한 방향으로 결과가 나온 거 아니냐"며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국회에서 대법원장의 인준 부결,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이 두가지 실패를 경험했다. 그러면 이 두 가지 실패를 거울삼아 뭐가 어떻게 바뀌어야 되는 걸 깨달았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