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석방' 러시아계 인질, 탈출해 4일간 혼자 지냈다[이-팔 전쟁]
휴전 3일 차 특별 석방된 러시아계 이스라엘인
건물 피격 틈타 탈출…나흘 뒤 붙잡혀 다시 억류
[AP/뉴시스] 지난 26일(현지시간) 하마스가 특별 석방한 러시아계 이스라엘인 로니 크리보이. 사진은 이스라엘 '인질과 실종 가족을 위한 포럼' 본부 제공. 2023.11.28.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하마스가 맞교환 없이 추가로 특별 석방한 러시아계 이스라엘인이 억류 기간 중 탈출해 나흘간 숨어있었지만, 다시 붙잡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전날 석방된 러시아계 이스라엘인 로니 크리보이(25)의 친척 옐레나 마지드는 이날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 칸 레셰트와 인터뷰에서 크리보이의 억류 생활을 전했다.
마지드에 따르면 크리보이는 구금됐던 건물이 폭격당한 틈을 타 가까스로 탈출했으며, 며칠 동안 홀로 숨어 지냈다.
이후 국경으로 달아나려 했지만,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알 수 없어서 헤맸다. 결국 4일 뒤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발각돼 다시 하마스 구금 시설로 보내졌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머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지금은 괜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휴전 합의 사흘째인 지난 26일 크리보이를 맞교환 없이 추가로 특별 석방했다.
크리보이는 이스라엘 북부 카르미엘에 살고 있던 건축공으로, 지난달 7일 하마스 기습 공격 당시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슈퍼노바 음악축제에 음향 엔지니어로 참여했다가 인질로 붙잡혔다.
하마스가 끌고 간 이스라엘 인질 중 19~64세 남성은 가장 늦게 풀어주거나 오래 풀어주지 않을 수도 있는 '값진' 인질들이지만, 러시아계란 이유로 유일하게 특별 석방됐다.
이같은 석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자지구 전쟁 비판에 대한 일종의 감사 표시로 분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하마스가 저지른 학살을 비판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이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정전을 요구해 왔다.
하마스는 크리보이 석방이 "푸틴 대통령의 개입과 팔레스타인 대의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 덕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크리보이는 이스라엘에 나고 자랐으며, 그의 부모님은 크리보이가 태어나기 6년 전 러시아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크리보이는 러시아어도 거의 구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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