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폐렴' 유행…소아과의사들 "한국도 진료대란 우려"
"인력 부족한데 독감 등 환자도 급증"
"미유행 타령 멈추고 대책 마련해야"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국내 아동병원들이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호흡기 질환인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대한 정부의 대응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26일 오전 서울 한 병원에서 사람들이 소아청소년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뉴시스DB) 2022.12.26. [email protected]
대한아동병원협회는 4일 "대만 등 인접국은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으로 비상인데 우리는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보건당국은 미유행 타령을 멈추고 코로나19를 반면교사 삼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질병관리청은 (마이크로플라즈마 폐렴균은)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대응 수준을 높이기보다는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준을 높이는 걸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소아 감염병은 학교나 유치원 등 등교를 비롯한 집단생활이 불가피해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이 한순간에 확산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아직 유행 단계는 아니지만,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은 필수 인력이 부족한 데다 최근 독감 등 각종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급증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까지 유행하게 되면 소아진료 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진료 현장은 이런 우려로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지만, 정부는 오픈런 및 마감런으로 인한 환자 및 보호자의 고통과 코로나19 때의 교훈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협회는 "정부는 아직 유행 수준이 아니고, 신종 전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며 "지금도 진료 대기 시간이 3~4시간은 기본인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까지 유행하게 되면 환자와 보호자들의 고통은 감당하기 힘든 상태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질병청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표본 감시 의료기관을 200병상 이상 종합병원급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나 독감 등 소아 감염 환자를 가장 많이 진료하는 곳은 아동병원"이라면서 "소아감염 표본 감시 의료기관에 아동병원이 포함돼야 보다 정확한 환자 표본 감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제4급 법정 감염병으로 국내에서는 3~4년 주기로 유행한다. 보통 9월부터 환자가 늘어 이듬해 3월까지 유행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 한 해 진료 받은 환자 1만7607명 중 9세 이하가 63%로, 3명 중 2명꼴이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환자의 기침,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의 비말 전파 또는 환자와의 직접 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감기처럼 두통, 발열, 콧물, 인후통 등이다. 하지만 대개 1주일 정도 증상이 나타나는 감기와 달리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3~4주간 지속된다. 보통 3~4주가 지나면 증상이 사라지지만 일부는 중증으로 진행해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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