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에 민주 이낙연 압박… "위기일수록 단합해야" (종합)
민주 청년위 '원팀' 강조하며 탈당 의사 철회 촉구
박지원 "이낙연 창당, 역사의 죄악·인간 도리 아냐"
이낙연 "방향 변화 없어" 비명 "호전되면 최후통첩"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한 뒤 한 남성에게 흉기에 습격 당해 불참했다.2024.0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을 고리로 당내에서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하자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로 신당 추진에 속도를 내던 이낙연 전 대표와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비명(비이재명)계의 행보는 일단 주춤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들은 시기만 늦춰졌을 뿐 원칙과 방향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야권 분열'을 만류하는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는 4일 이 전 대표와 비명계를 향해 '원팀'을 강조하며 탈당 의사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국청년위원장인 전용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의 (피습) 문제와 별개로 우리 당으로서는 일상적인 업무는 물론, 총선 준비도 모두 정지되는 위기를 맞게 됐다"며 "위기일수록 단합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당이 단합하고 냉정하게 수습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자중지란에 빠져 분열하고, 패배를 자초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일정 정도 냉각기를 가지면서 위기에 처한 당을 위해 당의 어른으로서의 중심을 잡아 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신당행이나 탈당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께서도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창당을 한다는 것은 역사의 죄악이고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고 다그쳤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마이TV에 출연해 "지금이라도 돌아와 윤석열 정권을 향해 싸워나가면 이 전 대표의 미래는 있지만 창당하면 끝난다, 망한다"며 "돌아오지 않으면 이낙연의 미래도 없고 민주당도 죽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대표에게 가해진 정치적 테러에 이 전 대표와 비명계 등 민주당 비주류의 이탈 움직임은 일단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물밑에선 탈당·신당 실무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신년인사회를 개최하고 지지자 등과 행주대첩비를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01.01. [email protected]
민주당 혁신계를 표방하는 비명계 '원칙과 상식' 소속의 이원욱 의원은 이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대표 상태가 호전되면 이 대표가 퇴원하기 전이라도 '최후통첩' 기자회견을 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계속 위독하면 미룰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칙과상식의 시간표를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최후통첩에 대한 이 대표 반응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려고 한다"며 "그 뒤 당 잔류와 탈당, 불출마, 신당 등 선택지 중에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표에게 혁신을 요구하며 내건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외에 다른 중재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을 비롯한 김종민·윤영찬·조응천 의원은 전날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최후통첩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 대표가 부산 방문 중 흉기 습격을 당하면서 이를 연기했다.
이르면 이번 주 내 민주당 탈당 및 신당 창당 선언을 할 예정이었던 이낙연 전 대표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내부적으론 늦어도 2월 안에 창당을 완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일정만 조정했을 뿐 방향은 변화가 없다"며 "이 대표의 퇴원 여부와 상관없이 호전되면 구체적인 구상을 밝힐 것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으로는 이 대표 피습으로 탈당과 신당의 동력이 약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낙연 신당은 6%(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그쳤다. 지지세가 강하지 않은 데다 이 대표 피습 사태까지 맞물려 판세가 더욱 불리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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