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 오른 '원피스'의 인기 배경에는 철학이 있다?
신간 '원피스로 철학하기'
[서울=뉴시스] 원피스로 철학하기(사진=김영사 제공) 2024.01.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이것이 루피가 이끄는 밀짚모자 해적단 앞에 펼쳐진 세계다. 힘(무력, 권력, 금력)을 제일의 가치로 추구하며, 그 힘의 유무와 크기에 따라 지배/피지배, 명령자/실행자가 배분되는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들로 득시글득시글한 세계. 그런데 루피는 모험을 떠날 때부터 이런 조직과는 전혀 다른 동기와 목적을 갖고 있었다."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 일본 만화 '원피스'는 이제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철학이 담긴 이야기가 됐다. 인생의 반을 이 만화와 함께해온 권혁웅 교수는 '원피스로 철학하기'(김영사)를 통해서 이를 조목조목 파헤친다.
원피스 지구의 구성, 수많은 캐릭터, 그들이 이합집산하는 방식, 온갖 기상천외한 ‘열매’들, 전설의 보물 원피스를 향해 나아가는 모든 과정을 권 교수는 "인간의 앎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원피스 세계관 속 세 개의 거대 세력(세계정부, 사황, 칠무해)을 중심으로 수직적인 위계질서를 거부하는 주인공 '루피' 등 만화에는 우리가 생각해 볼 요소가 오랜 기간 축적됐다.
권혁웅은 칸트와 들뢰즈, 변증법과 물리학을 소환하며 원피스 세계의 바탕을 이루는 철학을 읽는다. 밀짚모자 해적단의 수평적 관계와 깊은 우정은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통해 이해할 수 있고번쩍번쩍열매를 먹은 빛 인간 보르살리노와 번개번개열매를 먹은 전기인간 에넬 등 자연계 열매 능력자들을 소개하면서는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을 제시한다.
"모험을 시작할 무렵의 루피는 인간이 오랜 역사를 거쳐서 받아들였던 연장으로서의 공간을 대표하는 인물로 출발했다. 그는 여러 모험을 겪으며 근대의 과학, 합리성, 유물론을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해갔다. 그는 몸으로 대표되는, 그리고 그 몸의 여러 변형을 통해서 연장에 대한 사유를 확장하는 인물이다. 다양한 원피스 세계에서 루피야말로 인간 자신의 토대인 몸 자체를 대표하는 특별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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