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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시리아 내 이란 시설 공습…IRGC 고위 사령관 사망"(종합2보)

등록 2024.04.02 10:16:21수정 2024.04.02 11: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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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등 고위급 장교 7명 사망

이스라엘 논평 거부…익명 관료들, 공습 인정

피격 건물 주장 엇갈려…"외교공관"vs"군사시설"

이란, 보복 예고…러·헤즈볼라, 이스라엘 규탄

[다마스쿠스=AP/뉴시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이 공습으로 파괴돼 구조대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4.04.02.

[다마스쿠스=AP/뉴시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이 공습으로 파괴돼 구조대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4.04.02.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소재 이란 공관 건물을 공습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최고 지휘관을 포함한 장교 최소 7명이 사망했다.

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IRGC는 이날 성명을 내 이스라엘 전투기 공격으로 다마스쿠스에서 이란의 중동 내 비밀 작전을 감독하는 IRGC 쿠드스군 장군 3명과 다른 장교 4명 등 총 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으로 쿠드스군 고위 사령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65)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관료들은 자헤디가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쿠드스군 비밀 군사 작전을 감독했다고 설명했다.

쿠드스군 부사령관이자 자헤디 2인자인 모하마드 하디 하즈 라히미와 시리아와 레바논 내 쿠드스군 군사 작전을 담당한 호세인 아만 알라히도 숨졌다.

시리아와 이란 국영 통신도 이날 공습으로 최소 7명이 사망했다며, 공습으로 폐허가 된 건물과 불에 탄 자동차 잔해, 깨진 유리와 파편 등을 보도했다.

시리아 국방부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골란고원에서 시리아로 진입한 오후 5시께 공습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호세인 아크바리 주 시리아 이란 대사는 성명에서 영사관 건물이 두 대의 F-35 전투기 공격을 받았다며, 사망자 중에는 이란 군사 고문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IRGC 대원 2명은 이번 공습이 이란 정보 당국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가자지구 전쟁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비밀회의를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이 중에는 이란의 자금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료 4명은 NYT에 이스라엘이 공격을 수행했다고 인정했다.

[다마스쿠스=AP/뉴시스] 1일(현지시각)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주변에 모여 있다. 2024.04.02.

[다마스쿠스=AP/뉴시스] 1일(현지시각)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주변에 모여 있다. 2024.04.02.


피격 건물에 대한 설명은 엇갈리고 있다. 이란은 시리아 내 외교 공관 일부라고 밝혔지만, 이스라엘 측은 IRGC가 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이라고 주장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도 CNN에 "이곳은 영사관도 대사관도 아니다"라며 "다마스쿠스에서 민간인 건물로 위장한 쿠드스군의 군사 건물"이라고 말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성명을 내 이번 공격을 강력 비난하면서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정권이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대사관의 영사관 구역을 공격했다"고 규탄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아직 공격 범위를 조사 중이지만, 어떻게 대응하고 이스라엘을 처벌할지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그간 물밑에서 은밀한 전쟁을 벌여왔다. 이스라엘은 이란 군 지도자와 핵 과학자를 표적 암살해 왔고, 이란은 외국 대리인을 이용해 이스라엘 이익을 공격했다.

하지만 이란 대리 세력인 하마스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면서 양국 간 마찰은 수면 위로 부상했다. IRGC는 이번 공격이 수년간 이어진 전쟁에서 가장 치명적인 것이라고 규탄했다.

국제위기감시기구의 이란 책임자인 알리 바에즈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은 수년 동안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벌여왔다"며 "여러 전선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데 더해 오늘 공습으로 이 표현은 점점 더 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교 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건 이란 영토를 목표물로 삼는 것과 유사하다"며 "이란이 대응하면 이스라엘이 직접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마련한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복에 실패하면 시리아에서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테헤란=AP/뉴시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 지도자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테헤란에서 지아드 나크알라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 수장과 회담하고 있다. 2024.04.02.

[테헤란=AP/뉴시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오른쪽) 이란 최고 지도자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테헤란에서 지아드 나크알라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 수장과 회담하고 있다. 2024.04.02.


이란 우방들은 규탄에 나섰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 "대사관이나 영사관 등 외교 시설에 대한 모든 공격은 근본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 이번 공격이 인구가 밀집한 도심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명백한 불법적 공격 행위"라고 규탄했다.

러시아 헤즈볼라도 성명에서 "이번 범죄는 적(이스라엘)이 처벌과 복수를 받지 않고선 지나갈 수 없다"며, 이스라엘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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