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싹쓸이 제동 걸린 민주, 우 의장 압박 계속하나
우원식 "상임위원장 11대 7로 배분해야" 야 상임위 독식에 선 그어
민주 "법정 시한 이미 열흘 지나…최선 아니면 차선 선택해야" 압박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22대 국회 원구성 관련 논의를 위해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손을 잡고 있다. 2024.06.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신재현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에 조속한 원 구성 협상을 거듭 주문하면서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18개 상임위 독식' 시나리오에는 제동이 걸렸다.
법제사법·운영위·과방위 등 11곳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차지한 민주당은 여야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가져가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당장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협상 추이를 살피며 의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부터 원내수석 간 회동을 통해 원 구성과 관련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은 늦어도 이번 주 본회의에서 남은 7명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쳐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초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의장을 설득했지만 우 의장은 추가 협의를 요구했다.
우 의장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간 18개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그동안의 과정과 국민 눈높이를 종합적으로 살필 때 상임위 배분은 제1당이 11개, 제2당이 7개가 합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는다는 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상임위원장을 11대 7로 정하고 조속히 원 구성을 마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상임위를 독식하는 데에는 일단 선을 그은 셈이다.
우 의장은 다만 "6월 임시국회를 국회법에 따라 운영하려면 남은 시간이 제한적"이라며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구체적인 시한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6월 임시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등을 원활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6월 국회 회기가 7월4일까지인걸 고려하면 적어도 이번 주까지는 협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의장실 측은 "의장은 원 구성 협상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지만 일단 여야 간 협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우 의장이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 '11대 7' 배분 원칙만 언급한 것에 주목하며 남은 7개 상임위가 아닌 18개 상임위 모두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국회 관계자는 "여야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에 의장이 협상 과정에서 중재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며 "11대 7 배분 원칙은 지키면서도 여야에 하나씩 양보하는 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이미 원 구성 법정 시한이 열흘이나 지났다며 더는 늦출 수 없다고 우 의장을 압박했다. 이와 함께 이미 선출한 11개 상임위는 내줄 수 없다고 방어에 나섰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국회법상 6월 임시회 중 대정부 질문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조속히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 달 넘게 안 된 합의가 급박하게 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겠냐"며 "이제 와서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내놓으라고 하거나 11개 상임위를 새로 구성하자는 것은 시간을 더 끌겠다는 것이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을 선택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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