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샴푸인데 겨드랑이에도?…'발친님' 덕에 매출 폭증한 이 제품

발 세척 용도로 개발된 제품 '발을씻자' 온라인서 화제

오염물 세척, 벌레 퇴치 등 다양한 효과 찾는 누리꾼들

온라인 '밈'처럼 입소문 타…SNS 통한 소통도 인기 요인

업체측 "살충제로 사용하는건 바람직하지 않아" 설명

[서울=뉴시스] LG생활건강 브랜드 온더바디의 제품 '발을씻자' (사진=LG생활건강 고객상담실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8.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민선 리포터 = LG생활건강 산하 브랜드 온:더바디(ON:THE BODY)의 제품 '온더바디 발을 씻자 코튼 풋샴푸(이하 발을씻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발을씻자는 본래 기존의 발을 씻는 방식인 허리를 굽혀 손으로 발을 문질러야 하는 데서 오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8년 국내 최초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된 발 관리 제품이다.

사용 방법은 발에 스프레이로 거품을 뿌리고 발을 비벼 문지른 뒤 물로 헹구면 된다.

이때 항균 성분이 포함된 마이크로 거품을 통해 발에 있는 세균과 먼지 등을 효과적으로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

[서울=뉴시스] 네고왕에서 언급되는 발을씻자 (사진=달라스튜디오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8.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초기에는 개발 용도에 맞게 효과 좋은 발 세정제로 평가됐으나, 2022년 이후 발 세척 외의 다른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SNS를 통해 돌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 제품을 이용해 오염물을 깨끗하게 씻어낸 사례를 온라인 상에서 공유하는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무엇이든 씻기는 만능 아이템'으로 여겨지게 됐다.

[서울=뉴시스] 발을씻자로 옷을 세탁한 영상 (사진=엠빅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8.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옷이나 신발, 가구 등에 음식물 자국, 피를 비롯한 오염물이 묻을 경우 발을씻자를 사용하면 깔끔하게 지워지는 효과를 보여주며, 욕실 타일이나 자동차 유리 등에 묻은 오염물도 효과적으로 제거된다.

심지어 10년 이상 지워지지 않은 기름때, 유화물감 등도 지울 수 있다는 후기도 전해졌다.

이 때문에 옷, 가구, 벽 등 어딘가에 오염물이 묻은 상황이 발생하면 전용 세정제 대신 발을씻자를 먼저 찾는다는 네티즌도 많은 편이다.

[서울=뉴시스] 콜라 영상에 언급되는 발을씻자 (사진=X(구 트위터) 캡처) 2024.06.28.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발을씻자는 이제 SNS 상에서 하나의 밈(meme·인터넷 유행)이 된 상황이다.

지난 26일에는 X(구 트위터)에 오염된 물건들을 콜라로 닦는 영상이 올라오자 "음료계의 발을씻자", "발을씻자 마시는 버전" 등 발을씻자가 함께 언급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발을씻자로 바퀴벌레를 잡는 영상 (사진=국가대표 쩔템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8.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심지어는 세정제 용도뿐 아니라 살충제 대용으로도 효과가 좋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람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X와 유튜브를 필두로 다수의 네티즌으로부터 "바퀴벌레를 잡을 때 살충제가 없어 근처에 있던 발을씻자를 뿌렸더니 바로 죽었다"는 증언이 올라올라오기 시작했고, 이후 SNS서는 살충제 대신 발을씻자로 벌레를 잡는 영상들이 업로드됐다.

특히 바퀴벌레에게 효과가 좋다는 후기가 대다수였기에, 바퀴벌레 약을 추천해달라는 게시글에는 발을씻자를 추천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은 "살충제 대신 발을씻자를 구비해야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에프킬라 VS 발을씻자'라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발을씻자를 들고 있는 걸그룹 빌리 멤버 문수아와 수현의 사진이 올라온 게시글에 반응하는 발을씻자 X계정 (사진=X(구 트위터) 화면 캡처) 2024.06.28.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지난 6월 9일에는 X에 걸그룹 '빌리(Billlie)'의 멤버 문수아와 수현이 지내는 숙소에 벌레가 나타나자, 문수아가 발을씻자를 들고 온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발을씻자 공식 X 계정을 또한 해당 게시글을 보고 "에프킬라팀 보아라"라는 유쾌한 글을 게시했다.

다만, 발을씻자 연구팀은 해당 제품을 살충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실질적으로는 지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래 인체에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됐고, 제품 형태도 세정제이기 때문에 살충제로 사용하는 것은 개발 목적과 제품 형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이다.

[서울=뉴시스] 네고왕에서 발을씻자로 겨드랑이를 씻을 수 있는 지에 대해 언급한 영상 (사진=달라스튜디오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8.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외에도 피부 자극 테스트를 완료한 제품이라는 것을 활용해 겨드랑이, 등, 머리와 같은 다른 신체부위를 씻는 데 사용했다는 X 이용자들의 사례도 올라왔다.

특히 겨드랑이의 경우 "발을씻자로 겨드랑이를 씻으니 곁땀냄새가 나지 않는다"라는 공통된 내용의 후기가 현재도 계속 업로드되고 있다.

때문에 X에서는 "발을씻자가 아니라 겨드랑이씻자로 개명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발을씻자가 다방면으로 활용되다 보니 "발을씻자를 발 씻는 용도로만 사용한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반응도 나왔다.

온라인서 발을씻자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그에 따라 해당 제품의 오프라인 매출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발을씻자의 2020년도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했고, 2021년도에는 전년 대비 12% 증가, 2022년도는 전년 대비 90% 증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서울=뉴시스] X 이용자의 게시글에 답글을 단 발을씻자 X 계정 (사진=X(구 트위터) 화면 캡처) 2024.06.28. [e-mail] *재판매 및 DB 금지

발을씻자가 온라인서 화제되자 LG생활건강은 다양한 의견을 접하고 소통할 수 있는 SNS의 특성을 활용해 2023년 11월부터 X에서 공식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발을씻자 관련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X 이용자들이 발을씻자를 언급하거나 궁금한 점을 작성하면 직접 답변을 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발을씻자를 이용한 농담 등에도 유쾌하게 답글을 달거나, 팔로워들을 '발친님'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X서 화제 된 '발을씻자의 겨드랑이 사용 가능 여부'에 대해서도 직접 연구팀의 자문을 통해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며 이용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X 이용자들의 요청도 수용해 반려견 전용 풋샴푸 '강아지 발씻자'를 오는 7월 7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온라인에서도 사용자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이룬 덕에 발을씻자 X 계정은 개설 이후 약 7개월 만에 2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게 됐다.

LG생활건강 측은 "온라인 상의 인기에 힘입어 다른 SNS 플랫폼에도 발을씻자 계정을 개설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문의도 받았다. 하지만 당장 다른 플랫폼에 계정을 생성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현재 X 채널이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데 가장 최적화돼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X를 통해 기존의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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