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강제종료된 필리버스터…졸음 논란에 고성·말싸움 '얼룩'(종합)

등록 2024.07.04 19:12:02수정 2024.07.04 20:15:1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여 박준태, 6시간49분으로 최장 시간 발언

김민전·최수진 등 잠들어 논란 일자 사과

우원식 토론 종결에…여, 의장석 몰려가가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의 빈자리가 눈에 띄고 있다. 2024.07.04.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의 빈자리가 눈에 띄고 있다. 2024.07.04.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조재완 최영서 기자 = '채상병 특검법' 상정으로 시작된 22대 국회 첫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4일 하루를 지난 시점에 강제 종료됐다. 국민의힘은 특검법의 위헌성과 부당성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수사 외압 의혹을 특검으로 밝히겠다며 맞섰다.

이틀째 진행된 토론은 그 내용보다는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더 주목을 받았다. 첫날에는 토론을 시작한 여당 의석에서 일부 의원들이 조는 모습이 포착됐고, 논란이 퍼지자 사과했다.

토론 종결 과정에서도 한 차례 소란이 일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필리버스터 돌입 24시간이 지난 시점에 강제 중단을 시도했고, 여당 의원들이 단체로 의장석으로 몰려가 고성을 지르며 격렬히 항의했다.

여, 특검 부당성·위헌성 주장…야당은 반박

지난 3일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섰다.

이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 서영교 민주당 의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 등 7명이 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필리버스터 최장 시간 기록은 5번째 주자인 박준태 의원이 가져갔다. 그는 6시간 49분 동안 발언했고, 도중에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했다.

박 의원은 여당을 배제한 특검 후보자 추천 규정 등 특검법 내 '독소조항'을 거론하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인 삼권분립에 의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무엇인지를 고려하지 않은 위헌적 발상에 의거한 법안"이라며 "그다지 검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첫 주자인 유 의원은 해외 특검 사례 등을 들며 총 4시간18분 동안 발언했다. 또한 야당 특검 공세의 목적이 '이재명 방탄'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전 대표 한 사람을 위한 전대미문의 폭력적 발상을 기어코 실행에까지 옮긴 민주당은 공정한 수사와 재판이라는 형사 사법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린 역사적 죄인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출신 주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주 의원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단기간에 급하게 수사 결론을 내렸다며 "예를 들어 대장동 비리를 일주일이나 열흘 만에 민주당 인사 10명씩 입건해서 조사 받으러 나오라 하면 민주당 의원들은 수긍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마지막 주자인 곽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거론하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관련 판결문을 낭독했다.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자 채상병 특검법을 심사한 야당 법사위원의 피소 사실을 일일이 거론하기도 했다.

곽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어떤 내용으로 재판받게 될 것이고 그 관련자들이 어떤 혐의로 유죄판결 선고 받았는지 국민들은 궁금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야당 첫 주자인 박주민 의원은 여당에서 문제삼은 지점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식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박 의원은 "수사를 받는 사람이 수사 기간을 정한다라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여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한다 또는 대통령이 결정한다라는 것은 현재 지금 드러난 사실관계상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특검에 있는 브리핑 조항, 그것이 피의사실 공표 등과 연계되면서 위헌적이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조항은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된 특검법 때 들어갔던 조항"이라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팀으로 참여했던 사진을 제시했다.

이어서 토론에 나선 신 의원과 서 의원도 여당 의원에 비해 짧은 시간 동안 특검법 도입의 필요성 등을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를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7.04.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를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7.04. suncho21@newsis.com


필리버스터 중 잠든 여당 의원들 잇따라 해명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도중 잠든 모습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논란을 일으킨 최수진·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사과했다.

당 수석대변인인 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물의를 일으켜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버스터를 하는 의원들이 너무도 정확하게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그렇게 해주는 우리 당의 진심을 호소하는 자리에서 제가 너무 피곤해서 졸았다. 그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 역시 이날 오전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전날에도 비전발표회가 있었고 여러가지 일들이 많이 겹쳤다. 체력적으로 상당히 많이 힘든 상황이었고 너무 민망한 일이 벌어졌다"고 사과했다.

전날 최 의원은 같은당 유상범 의원이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지 20여분 만에 본회의장 자리에서 의자에 몸을 기대 조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같은 시각 이번 전당대회 유일한 여성 후보로 최고위원에 출마해 당선이 유력시되는 김 의원도 잠들어 동료 의원들이 깨우는 장면이 생중계로 송출됐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서 최수진(왼쪽), 김민전 당선인이 셀카를 찍고 있다. 2024.04.16.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서 최수진(왼쪽), 김민전 당선인이 셀카를 찍고 있다. 2024.04.16. suncho21@newsis.com


우원식 국회의장 강제 종료…여야 고성 충돌

이날 오후 5시 53분께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안을 놓고 무기명 표결을 실시한 결과, 찬성 186표, 반대 2표로 필리버스터는 중단됐다.

170석 과반 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외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야권 의원들이 찬성표 던졌다. 국회법에 따라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180명)이 찬성하면 토론을 중단하고 해당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표결 전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마지막 토론자인 곽규택 의원의 토론을 종결시키자 여당 의원들은 의장석으로 몰려나가 일제히 "발언권을 보장하라"고 외쳐 한동안 소란이 일었다.

국민의힘 반발에도 의장 직권으로 토론 종결건이 상정되자 여당 의원들은 "국회의장 물러나라"며 우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야당 의석에선 "국회 선진화법 위반이니 의장은 국민의힘 퇴거를 명령하라"는 맞불성 고성이 터져 나왔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권성동·배현진 의원이 서로 삿대질을 하며 고성을 주고 받자 주변 의원들이 이를 만류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퇴장명령'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었다가 우 의장으로부터 제지 당했다.

토론 종결안 개표가 시작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토론이 종료된 직후 야당은 민주당 주도로 곧바로 채상병 특검법 표결 절차에 들어갔고, 법안은 통과됐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중단하는 표결을 진행하려 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2024.07.04.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중단하는 표결을 진행하려 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2024.07.04. kch0523@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wander@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