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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집게손' 작심 비판한 유튜버…자신도 썸네일로 역풍 맞아

등록 2024.07.05 17:59:19수정 2024.07.06 07: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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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모카, 르노 영상 비판 "직원 일벌백계해야"

이후 "집게손 같은 썸네일 많다" 누리꾼 비판 직면

"본인이 도마위에 오르니 어떠냐" 일침 가하는 이도

자동차 유튜버 '김한용의 모카(MOCAR)'가 최근 자신의 영상 썸네일에 남성을 비하하는 '집게손'과 유사한 동작이 많이 들어간다는 누리꾼의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 : 모카 유튜브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자동차 유튜버 '김한용의 모카(MOCAR)'가 최근 자신의 영상 썸네일에 남성을 비하하는 '집게손'과 유사한 동작이 많이 들어간다는 누리꾼의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 : 모카 유튜브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한 자동차 유튜버가 최근 르노코리아 홍보 영상에 '집게손'이 등장한 것을 작심 비판했다가 자신의 영상에서 이와 유사한 손동작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5일 유튜브에 따르면 자동차 채널 '김한용의 모카(MOCAR)'는 지난달 28일 영상 댓글을 통해 "르노코리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특정 직원이 남성을 혐오하는 부적절한 손동작을 하고, 그걸 몰래 회사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르노코리아는 해당 직원을 절대로 옹호하지 말고 반드시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처분을 했는지 투명하게 공유해 주시면 좋겠다."고 적었다. 아울러 "이번 손동작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혐오를 명백히 반대하며, 해당 행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촉구한다. 하지만 이런 혐오 행위로 인해 성별에 대한 혐오나 회사 임직원에 대한 혐오, 특정 브랜드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는 것은 더욱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유튜버는 며칠 뒤 자신의 영상 썸네일로 인해 유사한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 2일 게시된 영상 썸네일(대표 이미지)에는 엄지와 검지로 안경을 들어올리는 듯한 그의 모습이 담겼는데 이 손동작이 '남혐 집게손'과 비슷하다는 이유였다.

또 이전에 올린 다른 영상에서도 이런 포즈를 취한 썸네일이 다수 발견되자 네티즌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영상 댓글창에는 "썸네일 좀 조심해달라" "은근히 집게손가락 같은 썸네일이 많이 보인다" "그냥 웃고 넘겼는데 썸네일 반복되는 것 이제 신경쓰인다. 집게 치워라." 등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유튜버의 발언이 경솔했다는 비판을 내놓는 네티즌도 있다.

한 네티즌은 "본인이 집게 손가락이 남성을 혐오하는 부정적인 손동작이라고 했다. 집게 손가락의 의미를 인지한 상태가 분명하고, 관련 댓글을 달아둔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썸네일에 집게 손가락을 박아두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다른 네티즌은 "본인이 그 도마에 서보니 어이가 없을 것"이라며 "그게 당신이 여직원한테 한 짓"이라고 짚었다.

이 유튜버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이제는 손가락 다 뽑아버려야 되는 건가요? 하여간 세상 참 신기합니다."라는 댓글로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이 지난해 11월 벌어졌던 넥슨 '집게손' 항의 사태와 유사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일부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게임 홍보 영상에 남성의 신체 부위를 비하하는 집게손 동작이 등장한다고 주장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넥슨은 재빨리 사과문을 발표하고 애니메이션 제작사 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이후 넥슨은 애니메이션 제작사 직원이 남성을 비하할 의도로 집게손을 영상에 집어넣었다는 어떤 근거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문제의 집게손 장면을 그린 애니메이터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다는 사실만 드러났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젠더 문제에 지나치게 민감한 일부 누리꾼들 때문에 기업의 활동 자체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간의 신체구조상 엄지 손가락과 집게 손가락이 살짝 벌어져 있는 손 모양은 어느 영상과 장면 속에도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는데, 이런 포즈를 무조건 넣지 말라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게임 업계와 자동차 업계는 남성 소비자의 비율이 훨씬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르노 집계손 영상에 비판의 목소리를 잇따라 내고 있는 자동차 유튜버들도 남성 시청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주 고객층이 마녀사냥에 가까운 억지스러운 요구를 하더라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한 번 이런 요구를 수용할 경우 비상식이 일상화된다는 것이다. 넥슨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스튜디오 뿌리'는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 이후 모든 캐릭터들이 주먹을 쥐고 있다"며 집게손 논란 이후 표현에 제약이 생긴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넥슨은 최근 여성 캐릭터가 깍지를 끼고 있는 손모양을 표현했다가 '집게손'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그림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넥슨 직원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손가락 이슈는 이제 고객의 정당한 갑질 수단이 돼 버렸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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