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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카페로 탈바꿈한 농촌빈집…송미령 "매물화 위한 빈집은행 기획"[르포]

등록 2024.07.26 10:00:00수정 2024.07.26 11: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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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정례 기자간담회

충남 예산 카페 간양길서 진행…빈집활용 사례

"농촌빈집특별볍 추진…재정 지원 근거 마련"

충남 예산 간양길 한옥카페의 전경. (사진 =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4.07.26. *재판매 및 DB 금지

충남 예산 간양길 한옥카페의 전경. (사진 =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4.07.26.  *재판매 및 DB 금지


[예산=뉴시스]임하은 기자 = "농촌은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활용 자원이 무궁무진합니다. 이를 활용해 청년이 새 도전을 하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농촌이 이렇게 좋은 곳이구나' 깨닫는 과정이에요. 선순환 구조가 되는 거죠. 작지만 큰 도전의 출발에 있습니다."

매월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의 기자 간담회가 이달엔 지난 25일 충남 예산 간양길 카페에서 진행됐다. 두 개의 산 사이에 끼어 있다고 해서 불린 마을 이름인 간양길은 농촌의 폐가를 카페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대표 사례다.

간양길 카페를 운영하는 이슬기(40)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아버지의 고향인 이곳 충남 예산으로 귀촌했다. 처음 간양길 카페는 다 쓰러져가는 폐가였다.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가공하지 않은 원석 같다'는 아내의 말을 믿고 두 달간 리모델링을 해 아름다운 한옥카페로 변신했다. 평일에는 70~80명, 주말에는 200~300명의 손님이 간양길 카페를 찾는다. 그 가운데 70%가 외지인이다.
충남 예산의 한옥카페 간양길을 운영하는 이슬기 대표 부부. (사진 =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4.07.26. *재판매 및 DB 금지

충남 예산의 한옥카페 간양길을 운영하는 이슬기 대표 부부. (사진 =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4.07.26.  *재판매 및 DB 금지


농촌 빈집은 지난해 기준 6만5000호 정도다. 이 가운데 철거하거나 정비해야 하는 것들이 56%(3만6000호), 나머지 44%가 약간 고치면 활용이 가능한 빈집이다. 농식품부는 두 가지 철거형과 활용가능형을 나눠서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빈집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는 이달부터 농어촌정비법을 신설해 농촌에 빈집을 가진 소유주가 빈집을 정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흉물스러운 빈집을 철거하면 지방세법시행령에 따라 재산세를 경감해주고, 지자체가 철거명령을 내렸는데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5일 충남 예산 간양길 카페에서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농식품부 제공) 2024.07.26. *재판매 및 DB 금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5일 충남 예산 간양길 카페에서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농식품부 제공) 2024.07.26.  *재판매 및 DB 금지


"예산군수님이 보시기에 빈집이 몰려있고, '정비해서 활용해야겠는데?'라고 하면 빈집우선 정비구역 지정할 수 있어요. 그럼 재산세 특례를 부과하고, 카페·미술관·마을 호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도록 법률을 개정해놓은 상태에요. 개인이 자기 집을 하는 것도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거에요."

하반기 중에는 이런 빈집 정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법률적 발판이 될 '농촌 빈집 특별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송미령 장관은 국민이 농촌 빈집에 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기획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른바 '빈집은행'이다. 

송미령 "시골의 빈집을 가고 싶어서 어느 지역에 어떤 빈집이 있나 보고 싶어도 그럴 수단이 없어요. 스스로 발품 팔지 않으면 안 되고 우연한 기회에 얻어걸리는 거죠. 근데 지자체에서 빈집 조사를 하고 있어요. 거기에 빈집을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같이 얹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려 해요. 민간에서 빈집 거래 네트워크를 가진 곳들이 있듯, 농촌 빈집 활용도를 높이는 역할을 정부가 하려 합니다. 버려지고 방치된 자원이 아니라 살아있는 활용하는 자원이 되도록 정부가 동기부여를 하자는 게 줄거리예요."

빈집 정보를 거래 가능한 수준으로 구체화 후 중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 등을 통해 민간 부동산 플랫폼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매물화가 가능한 44%의 빈집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네이버부동산이나 다방과 같은 포털과 플랫폼을 통해서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추진한다.
충남 예산 간양길 한옥카페의 전경. (사진 =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4.07.26. *재판매 및 DB 금지

충남 예산 간양길 한옥카페의 전경. (사진 =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4.07.26.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농촌에 가서 보는 빈집의 내외부 상태, 주변 여건, 예상 수리비 등 거래가 가능한 수준의 정보를 마련해주는 것이 취지라고 김종구 농촌정책국장은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중 시범사업을 계획 중이다.

송 장관은 농촌빈집특별법에 재정 지원의 근거도 갖추고자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집에 대한 재정 지원을 한다는 게 터부시돼 있었어요. 개인 사유 주택인데 왜 정부가 지원하느냐는 생각이 강해요. 근데 농촌 빈집은 약간 특수성이 있는 거예요. 농촌 빈집이 남루하게 있으면 경관을 해치고 위험해요. 또 빈집이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그 마을 살리기도 하는 자원의 성격이 있습니다. 그래서 농촌빈집에 대해선 공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이런 내용을 법률에 담아 재정지원 근거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충남 예산 간양길 한옥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모습. (사진 =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4.07.26. *재판매 및 DB 금지

충남 예산 간양길 한옥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모습. (사진 =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4.07.26.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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