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계엄 준비' 발언 근거 제시해야…아니면 국기 문란"
"차차 알게 될 것 너무 무책임…만약 그렇다면 우리도 막을 것"
"지금 이 상황만 봐도 정치개혁 필요성 충분히 느낄 것"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담을 마치고 함께 이동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한재혁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 대한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한 대표는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 문란에 해당한다"고도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간 초반 스피치가 있었다. 거기에는 어느 정도 서로 견제구를 던지기도 하고 하는 것이니 나머지 내용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을 안하겠다"면서도 "제가 근거를 제시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 이게 우리나라 얘기가 맞냐. 여기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는 걸 알고 있는 분이 있냐"며 "우리가 모르게 대통령께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냐. 만약 그렇다면 저희에게 알려 달라. 만약 그렇다면 근거를 제기해달라"고 했다.
그는 "갑자기 튀어나온 부분이 아니라 김민석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이 여러 차례 말했다. 그러면서 근거는 차차 제시하겠다고 했다. 차차가 언제냐"며 "심지어는 11년만에 열리는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나왔다. 이 정도라면 민주당이 우리 모두 수긍할만한 근거를 가지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맞다면 심각한 것 아니냐. 근거를 제시해달라. 차차 알게 될 것이라는 건 너무 무책임한 얘기다. 그건 일종의 '내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애기랑 같다"며 "답을 제시해 달라. 근거를 제시해 달라. 만약 그렇다면 우리도 막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만약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것 아니냐"며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의 거짓말이라면 국기문란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런 차원에서 제가 어제 현재 판례로써 형성되고 있는 (국회의원) 면책특권 남용 제한 문제를 법률로써 하자는 말씀을 드렸던 것이다. 지금 이 상황만 봐도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충분히 느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계엄 얘기가 자꾸 나온다"며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문건)을 보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가 있다. 완벽한 독재국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특권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상응하는 대통령의 소추권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며 "행정적 독재국가로 흘러갈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 대표가 이날 거론한 계엄 문건은 박근혜 정부 당시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당시 작성한 문건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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