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택자 대출 조이기…'영끌' '패닉바잉' 줄고 관망세 돌아서나
우리은행·카뱅 유주택자 주담대·전세대출 중단
준전세 늘고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 집중될 듯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월 말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59조7천501억원으로, 6월 말(552조1천526억원)보다 7조5천975억원 늘어났다. 특히 이번 증가 폭은 5대 은행에서 확인할 수 있는 2016년 1월 이후 시계열 가운데 월간 최대 기록이다. 26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4.09.03. [email protected]
이에 무주택자가 아닌 유주택자 중에서도 이사를 계획 중이거나 계약을 마친 부동산 대출 수요자들이 동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주택 한 채라도 보유한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이사 시기 불일치 등을 사유로 기존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약속한 경우는 예외적으로 대출이 허용된다.
전세자금대출도 무주택 가구만 받을 수 있게 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전세를 연장하는 경우, 그리고 오는 8일 이전에 이미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는 주택소유자라도 전세대출이 가능하다.
주담대 최장 만기는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한다. DSR 상승을 유도해 차주의 대출 한도를 줄이는 식이다. DSR이 오르면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금리 4.5%로 대출을 받는 경우 한도가 3억7000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4500만원(12%) 줄어든다.
주택 담보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도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된다.
우리은행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오는 3일부터 유주택자 대상 주담대 실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만 34세 이하의 주담대 대출 만기도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축소된다.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도 1억원으로 제한했다.
유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문가들은 1주택자의 갭투자, 추격매수나 소위 '영끌'과 '패닉바잉'은 완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월세 등 임대차 시장도 전세가 축소되고 월세나 준전세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전세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상황인 만큼 기존에 보통 2년 단위인 전세대출을 받았다가 상환시기가 도래해 대출을 연장하거나 전셋집을 옮겨야 할 때 추가 대출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1금융권인 은행권이 유주택자 대상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이유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다른 은행으로 유주택자 대출 한도 축소 움직임이 확산되는 경우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 매수시장은 조급하게 추격매수 대신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약보합'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임대차 시장의 경우 전세 수급 자체는 큰 변화가 없는데 전세대출 등 금융 환경이 확 바뀌기 때문에 준전세화, 월세화되는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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