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추지못한 막말 본능…색깔론 띄우고, 이민자 악마화[美대선 토론]
"해리스, 마르크스주의자 부친에게 잘 배워"
해리스 흑인 정체성 문제삼는 발언 되풀이
"이민자가 반려견 먹어" 온라인 허위정보 유포
[필라델피아=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9.11.
토론에 앞서 트럼프 진영에선 트럼프 후보가 공격적 언사를 내뱉는 것보다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주장이 높았는데, 보좌진의 당부도 트럼프 후보의 막말 본능을 막지는 못한 모습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밤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ABC 주최 대선 토론에서 "해리스는 정책이 없다. 그가 3~4년전 믿었던 것은 모두 사라졌고, 이제는 내 철학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 해리스에게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보내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만약 당선된다면 그는 바뀔 것이다. 우리나라의 종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르크스주의자다. 그의 아버지도 마르크스주의자인 경제학 교수였고, 자신의 딸을 잘 가르쳤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급진적인 좌파 정책을 펼 것이라는 주장인데, 부친까지 들먹이며 색깔론 공세를 편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후보의 흑인 정체성을 문제 삼은 과거 발언이 적절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가 무슨 인종이든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흑인이 아니라는 글을 읽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후보가 흑인이 아닌 척하다가 돌연 흑인 정체성을 강조한다고 비판했다가 거센 비판을 직면했는데, 이러한 주장을 토론에서도 되풀이했다. 해리스 후보는 인도인 어머니와 자메이카인 아버지를 뒀다.
이민 문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는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먹는다는 발언도 내놨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 TV에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첫 TV토론이 생중계 되고 있다. 2024.09.11. [email protected]
온라인 상에서 공화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납치해 학대한다는 허위정보가 퍼지고 있는데, 이를 그대로 전달한 것.
사회자가 "ABC가 오하이오 스프링필드 시 관리 당국과 접촉한 결과 그들은 반려동물이 사람에 의해 다치거나 학대를 받는다는 특정한 주장과 관련해 신뢰할 만한 보고가 없다고 말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후보는 "TV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라"며 음모론을 부추겼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거센 공세에 막말로 받아치기보다는 웃으며 지켜보거나 고개를 젓는 식으로 반응했다.
다만 독재자들과의 관계는 거친 언사로 비난했는데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한 것은 유명하고, 이러한 독재자들이 당신이 다시 대통령이 되기를 응원하는 것은 그들이 아첨과 호의로 당신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당신과 함께 일했던 많은 군 지도자들이 내게와서 당신이 수치라고 말하는 이유다"고 면박을 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