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루슈디 "표현의 자유 보장되지 않으면 모든 자유도 죽는다"[조수원BOOK북적}
2022년 피습 사건 다룬 책 '나이프' 출간
[서울=뉴시스] 살만 루슈디(사진=ⓒRachel Eliza Griffiths, 문학동네 제공) 2024.10.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1988년 발표한 소설 '악마의 시' 때문이다. 이전에도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했다며 이슬람권의 살해 협박을 받아왔다. 1989년 이란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루슈디와 출판에 관여한 이들에 대한 처형을 명령하는 '파트와'(이슬람 율법에 따른 칙명)를 선포한 후부터 시작됐다.
호메이니 사망 이후 이란 정부는 루슈디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형 선고를 집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응징을 멈추지 않았다. 루슈디는 장기간 협박에 시달렸음에도 '분노', '조지프 앤턴' 등을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표현의 자유를 지켜나갔다.
살만 루슈디는 최근 자신이 겪었던 피습 사건을 처음으로 다룬 회고록 '나이프'를 출간했다.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한 루슈디는 "나이프는 사랑의 힘에 관한 책"이라고 했다.
그에게 글쓰기는 곧 '나'를 의미했다. "창작의 주된 동력은 글쓰기가 제 일이자 저 자신이라는 점"이라며 "이 사실을 아는 것이 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살만 루슈디(사진=ⓒRachel Eliza Griffiths, 문학동네 제공) 2024.10.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책 '나이프'를 펴낸 것도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루슈디는 "모든 글쓰기는 어렵다"면서도 "나이프는 처음에 괴로웠지만 쓸수록 쉬워졌다"고 했다. "이 책을 씀으로써 이 서사에 대한 소유권을 다시 얻었다고 느낀다"고 작가의 의지를 보였다.
책 속에서 그는 자신을 공격한 남성을 'A'라는 인물로 묘사했다. 루슈디는 작품 속에 A와 상상 속에서 나눈 대화와 법정에서 증언할 경우 A에게 할 말을 드러내기도 했다.
"글쓰기는 지금도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에 참여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루슈디는 "저를 공격한 자가 읽지도 않았던 제 책 '악마의 시'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언제나 독자들이 그 책을 위협의 그림자 속에 있는 무언가가 아니라 하나의 총체이자 문학으로서 읽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밤의 아이들'로 부커상 3회 수상이라는 유례 없는 기록을 남며 생사를 걸고 언론의 자유를 수호해온 살만 루슈디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고도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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