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파병, 푸틴이 우크라 전쟁 위해 북한 비핵화 협력 포기한 것” - NYT
러, 미국 중국과 北 핵 야망 억제하려던 시절은 사라져
“우크라 전쟁 후에도 러시아, 미국 주도 세계 질서와 오래 결별 가능성”
[보스토치니=AP/뉴시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2024.10.26.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 북한군 우크라이나 파병은 러시아가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 위한 서방과의 협력을 포기하고 북한과 군사 동맹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6년 전 핵무기 개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에 따라 러시아 기업이 고용한 북한 노동자 수 천명을 돌려 보냈다. 이제는 북한 군인으로 러시아로 오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푸틴이 북한군을 받아들인 것은 군비 통제와 핵 확산 방지 같은 세계적 중요성이 있는 이슈를 위험하고 불확실한 영역으로 던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NYT는 풀이했다.
이제 러시아가 중국 미국 등과 북한의 핵 야망을 억제하려 했던 시절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독일 베를린의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예프는 “러시아는 문제가 있는 국가를 다루는 데 있어 서방의 유용한 파트너였으나 이제 러시아 자체가 거대한 문제로 변했다”고 말했다.
가부에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에도 러시아는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와 오랫 동안 결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이웃 국가 관계도 변화
핀란드와 스웨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해 수십 년간의 중립을 끝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궤도로 더 깊이 이동해 러시아 침공의 물류 허브가 됐다.
중국은 주요 경제 파트너로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대한 주요 구매자로서 서방을 대체했다. 중국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사용하는 무인기 같은 이중 용도 제품이나 기술의 중요 공급원이 됐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북-러 관계
1999년 푸틴 집권 이후 러시아는 북한으로 노동력 외에는 필요한 것이 없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아시아에서 자국 영향력에 대한 위협으로 보았다.
러시아는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를 통해 북한을 세계 경제에서 사실상 차단했다.
러시아내 노동자 수도 줄이고 은행간 거래도 중단시켰다. 러시아 통계청 등에 따르면 북러 무역은 2005년 2억 2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380만 달러로 줄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극적인 반전이 나타났다. 소모전이 계속돼 탄약과 군인이 부족해지자 북한은 러시아를 도울 의향과 능력이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였다.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군은 전장에서 북한 표시가 있는 포탄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한국 국방부 관리들은 북한이 지난해 8월 이후 포탄, 대전차 로켓, KN-23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 담긴 1만 300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러시아로 보냈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참전으로 현대 전쟁에서 자신들의 무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데이터를 관찰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적대적인 한국이 사용하는 서방의 방공 시스템에 대한 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다.
북러 무역 거래는 무기 외에도 지난해 전년 대비 9배 늘어 3500만 달러에 달했다.
북한 우크라 참전 이후 푸틴의 북한 핵억제 노력 손놔
푸틴은 “특정한 제한이 있고, 러시아는 그 제한을 준수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면서 푸틴은 이런 신중한 접근 방식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러시아 전문가 가부예프는 “북한군이 러시아에 도착한 것은 심화되는 군사 동맹의 다음 논리적 단계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독립 뉴스 매체인 아스트라가 게재를 하고 NYT가 확인한 영상에는 러시아 태평양 연안 근처의 군사 기지에 북한 군인들의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는 지난 3년간 수십만 명의 러시아인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해 경제적으로 고통스럽고 정치적으로 위험한 병력 동원 조치에 의존하지 않고는 새로운 전투원을 충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가부예프는 “러시아는 군인이 필요하고 모든 곳에서 찾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군의 투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