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中 반도체 늦출까…美, 대중제재 '무용론' 넘을지 주목
中, 美 제재 뚫고 첨단칩 개발 지속
"우방국과 협조, 제재 성공에 관건"
[장자커우(중국)=AP/뉴시스] 지난해 2월2일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중국 장자커우(張家口)의 겐팅 스노우 파크에 미국과 중국 국기가 게양돼 있는 모습. 2023.10.06.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정부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막기 위해 수년 간 대중제재를 해왔지만 중국 업체가 자체적으로 7나노 첨단 모바일 칩을 개발하는 등 대중 제재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컸다.
트럼프 2기 정부는 중국에 대해 강력한 반도체 봉쇄 정책을 펼칠 전망인 만큼, 반도체 칩·장비·소재 등 각 분야에서 바이든 정부보다 더 세밀화된 제재를 가할지 주목된다.
다만, 네덜란드와 대만 등 국가들이 적극 협조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중국 봉쇄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율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산업에서 트럼프 2기 정부는 중국 업체에 대한 지식재산, 인력, 투자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대상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정KPMG도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고성능 반도체 관련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미국 중심 정책 구현 및 중국 견제 움직임은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대중국 반도체 제재 범위를 반도체 전후방 산업으로 넓힐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분석들을 종합하면 트럼프 2기 정부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막기 위해 반도체 칩과 장비, 소재 등 반도체 전 분야에 걸쳐 대중 수출 제한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업계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새로운 대중 제재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 속도를 얼마나 늦출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022년 10월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판매를 제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AI·슈퍼컴퓨터용 첨단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도 막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저사양 AI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확대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중국 업체들은 첨단 반도체를 꾸준히 개발하면서 미국의 대중 제재에 대한 '무용론'이 불거졌다.
제재 이후에도 네덜란드의 글로벌 장비 업체 ASML의 중국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올 2분기 ASML의 대중국 수출 금액은 23억 유로(3조4700억원)로 전분기 대비 21% 증가했다.
일본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금액은 지난 8월 기준 1799억 엔(1조6815억원)으로 전월보다 61.6% 급증했다.
중국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는 네덜란드 ASML의 독점을 깰 '극자외선(EUV) 방사선 발생기 및 리소그래피 장비'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을 통해 반도체를 만들려면 이 EUV 장비가 필수다.
지난해에는 화웨이가 첨단 7나노 칩을 탑재한 최신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칩은 중국의 SMIC가 자체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이 같은 사례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우방국의 협조를 적극 이끌어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경우, 대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이 적지 않아 아직 '미중 간 줄타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본 또한 대중 장비 수출 의존도가 커 섣불리 미국의 대중제재에 동참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율촌은 보고서에서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장비와 시설은 네덜란드, 한국, 대만이 과점하고 있어 이들 국가와 기업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들 국가의 자국 기업 보호 기조에 따라 트럼프의 대중 제재 실효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AP/뉴시스】지난 2017년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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