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이어 장비업체도 압박…美, 中제재 예상보다 빠르다
美 의원들, 장비업체에 中 사업정보 요구
삼성·SK하닉도 직접적 동참 요구 받나
"트럼프 취임 전, 대중제재 기반 마련 속도"
[장자커우(중국)=AP/뉴시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ASML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도쿄일렉트론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중국 사업과 관련한 정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2023.10.06.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은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에 첨단 반도체의 중국 공급 중단을 요구한 데 이어, 글로벌 장비 업체들에도 대중국 장비 수출을 막으라는 서한을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선 승리 직후 미국 정치권에서는 대중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업체들도 트럼프 2기의 기조에 맞추기 위해 발 빠르게 대중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강화된 대중 제재 기조에 맞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중국 현지 공장의 첨단 장비 반입 금지와 범용 메모리 매출 타격 등에 대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ASML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도쿄일렉트론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중국 사업과 관련한 정보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중국 내 주요 고객사 정보와 장비 판매량 등 핵심 정보들을 알려 달라는 요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서한을 통해 "중국은 미국, 한국, 대만을 합친 것보다 많은 반도체 장비를 구매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중제재 효과를 떨어뜨려 이웃국가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장비 업체들에 전달했다.
자국 업체 뿐 아니라 우방국 업체들의 핵심 정보까지 수집하면서 대중 압박 범위를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대중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인공지능(AI) 가속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에 필요한 7나노 이하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막는 내용의 공문을 TSMC에 보내기도 했다.
TSMC는 즉각 중국 업체에 AI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중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 경제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경제정책을 빠른 속도로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 만큼 미국 정치권과 담당 부처들은 트럼프 취임 전부터 대중 제재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취임 후 100일 이내에 선거 과정에서 내놓은 정책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일사천리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장비 업체들의 중국 매출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등 대중 제재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던 만큼, 트럼프 2기에서는 첨단 반도체 및 장비의 중국 유입을 철저하게 막을 전망이다.
이에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 정치권으로부터 대중 제재 동참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만큼 중국 현지 공장의 장비 반입 제한에 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중 범용 메모리의 매출 감소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전체 생산 낸드플래시의 40%,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다롄에서 전체 생산 D램의 40%와 낸드 20%를 만든다. 한국 메모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7.9%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취임 전까지 본격적인 대중 제재를 위한 기반을 닦아 놓을 것"이라며 "한국 업체들도 이 기조에 맞춰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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