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사·중동특사 인선으로 '親이스라엘' 정책 예고
주이스라엘 대사에 복음주의자 허커비
팔 독립국가 부정…이스라엘 극우파 "환영"
[서안지구=AP/뉴시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강경 복음주의자 허커비 전 주지사를 주이스라엘 대사 후보로 지명하면서 친이스라엘 정책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뉴시스DB) 2024.11.14.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이스라엘 대사와 중동 특사에 독실한 복음주의자와 유대계를 지명하면서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2일(현지시각) 주이스라엘 대사 후보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중동 특사로 자신의 골프 친구이자 부동산 사업가인 스티브 위트코프를 각 지명했다.
둘 모두 이스라엘이나 중동 지역 관련 공식 정책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친이스라엘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허커비 전 주지사는 남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2008년과 2016년 두 차례 대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개신교 방송 네트워크에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을 포함한 여러 종교 투어를 이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7월26일(현지시각)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저택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사진=네타냐후 총리 X). 2024.11.14.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1월 이스라엘 방문 당시 "서안지구 같은 건 없다"며 이 지역이 이스라엘 영토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대선 과정에선 "팔레스타인 같은 건 없다"며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는 이스라엘이 아닌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 같은 주변 아랍 국가 경계 내에서 정의돼야 한다"고 발언했었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일단 대사 부임 후 자신의 입장을 강조하기보다 트럼프 당선인의 방침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이스라엘군 라디오 인터뷰에서 "난 정책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정책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AP/뉴시스] 스티브 위트코프(오른쪽)가 지난달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전용기에서 내리는 모습. 2024.11.14.
중동 특사에 지명된 위트코프는 유대계 출신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방침을 비판하며 폭탄 수송을 중단하자 이를 이용해 트럼프 선거 캠페인에 막대한 자금을 끌어온 이력이 있다.
지난 7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당시 청중석에 있었으며, 이는 영광이었다고 후에 소회를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인선을 반기고 있다. 극우 성향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 땅 전체의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의심할 수 없는 역사적 귀속을 위해 허커비와 함께 일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선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동맹으로 자신을 내세우고 있다며, 미국 외교 정책이 이스라엘에 더 우호적으로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누르 오데 팔레스타인 정치 분석가는 NYT에 "팔레스타인 국민들은 이번 인선을 통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이해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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