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서 불났다" 신고 알고보니…도 넘은 층간소음 보복
[서울=뉴시스] 층간 소음 항의에 불만을 품은 윗집이 일부러 층간 소음을 내는 것도 모자라 119 허위 신고까지 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결국 이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층간 소음 항의에 불만을 품은 윗집이 일부러 층간 소음을 내는 것도 모자라 119 허위 신고까지 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결국 이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40대 남성인 제보자 A씨는 지난해 겨울 두 자녀와 함께 경기도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런데 이사한 지 사흘째 되던 날, 아랫집으로부터 민원을 받게 됐다. 기계음처럼 '웅웅'대고 긁는 듯한 소리가 난다는 것. 해당 소음의 근원지는 A씨의 윗집이었다.
A씨는 아랫집이 항의한 소음이 날 때마다 관리사무소 직원을 불러 들려주려고 했지만, 막상 직원이 오면 그 소리가 사라졌다고 한다. 아울러 윗집은 "우리 집에서는 그런 소리가 안 난다"고 부정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다시 소음이 발생하자, A씨는 곧장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다. 문제의 소음을 들은 직원은 윗집에 "지금 내시는 소음 때문에 A씨 아랫집에서 항의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자 윗집 주민은 A씨의 집으로 내려와 "저도 항의를 많이 받아서 2주 만에 청소기를 돌린 거다. 청소기가 오래돼서 소리가 많이 난다. 그런 소리가 나는 줄 몰랐다. 청소기를 바꾸겠다"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관리사무소 직원에 따르면 윗집 주민은 업소용 청소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당시 윗집 주민은 청소기를 바꾸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청소기가 고장 난 것도 아닌데 새로 사기 어렵다. 아랫집에 사람 없을 때만 청소하면 안 되겠냐"고 말을 바꿨다.
이후 층간 소음은 3개월 뒤 또다시 발생했다. A씨는 "이제는 '일부러 이러는구나' 싶을 정도로 새벽에도 쿵쿵거리더라. 결국 주말에 집에 있기 힘들어 가족들과 외출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외출한 사이 경비원에게서 "윗집에서 담배 냄새가 난다고 항의해서 확인차 왔다"는 연락이 왔다. 이에 A씨는 "30분 전에 나가서 집에 아무도 없다. 그리고 40년 평생 담배 피워본 적이 없다. 불 안 났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경비원을 안심시켰다.
A씨의 집엔 도어캠과 홈캠이 설치돼 외출 시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뒤 3~4대의 소방차가 A씨의 집으로 출동했다. 윗집 주민이 "아랫집(A씨의 집)에서 불이 났다"고 신고한 것.
소방관은 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 A씨의 집 베란다를 통해 불이 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A씨는 집에 도착해 해당 소방서에 찾아가 출동 경위를 물었고, "윗집에서 '아랫집에서 연기 나고 불난다'라고 신고해 출동한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이에 A씨가 "법적으로 문제되는 거 아니냐"며 황당해했으나, "허위 신고 처벌이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윗집 주민의 민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이후에도 윗집 주민이 '담배 냄새난다'고 관리사무소에 지속해서 민원을 제기했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며 "경찰이 집 내부를 살펴보고 갔는데 담배 연기도 없고 이상도 없어서 돌아갔다. 신고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윗집 소행이 아닐지 의심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윗집에서 고의로 소음을 내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결국 이사했다"며 "이 집에 누군가 또 들어갈 텐데 같은 피해를 겪는 이웃이 있을까 봐 걱정돼 제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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