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이미지 벗자"…제약사 베이진, 회사명 바꾼다
생물보안법안·트럼프 당선 등 고려한 결정
[서울=뉴시스] 베이진의 새로운 사명 로고 (사진=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제공) 2024.11.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중국 기업으로 시작해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고 있는 베이진(BeiGene)이 사명 변경을 통해 중국 이미지를 탈피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선다.
18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이슈 브리핑에 따르면, 베이진은 최근 2010년 창사 이래 사용하고 있는 베이진의 사명을 ‘BeOne Medicines’(비원 메디슨스)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사명은 글로벌 협업과 파트너십을 활용해 암을 근절하려는 비전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Be’는 암 환자의 근본적인 목표(단순히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며, ‘One’은 환자, 의료 서비스 제공자, 정부 및 산업을 함께 근절한다는 공동의 사명으로, 팀으로서 단결을 강조하는 의미를 담았다.
One 안에 빨간색 표시를 통해 ‘Onc’로 보이게 한 것은 종양학(Oncology)에 대한 베이진의 의지를 담았으며, 전원 버튼처럼 표현해 암을 ‘끄고’ 새로운 약물을 추구하는 ‘켜져 있는’ 접근 방식을 나타냈다.
실제로 베이진은 항암제를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베이진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22억 달러(한화 약 3조609억원)를 기록했다. BTK억제제(브루톤티로신키나아제 표적)인 항암제 ‘브루킨사’(Brukinsa) 매출은 13억 달러(약 1조8000억원)로, 베이진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베이진 매출은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억 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이룬 성과다. 브루킨사의 미국 매출은 5억400만 달러(87% 성장, 약 7011억원), 유럽 매출은 9700만 달러(217% 성장, 1349억원)를 기록했다.
직원 수도 점차 늘어 글로벌 정규직원도 1만600여명(올해 2월 기준)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 9200명에 비해 1400명이 증가한 수치다.
미국에서의 고용이 특히 증가하고 있어 현재 1600명이 미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는 미국 뉴저지주 호프웰에 8억 달러(약 1조1100억원)를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제조 및 R&D 시설을 설립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베이진이 사실상 중국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수도인 베이징과 이름이 유사한 베이진은 당초 중국 기업으로 시작을 알렸으나, 점차 이를 탈피하고 글로벌제약사를 표방하고 있다. 현재 미국 캠브리지, 중국 베이징,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베이진의 사명 변경은 최근 미국 의회가 중국 기업을 견제해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안과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에 따라 미·중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미국에서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는 베이진이 중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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