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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박사 인력 70% 차지한 출연연·대학…인재 육성부터 벽 허물어야"

등록 2024.11.19 16:13:30수정 2024.11.19 1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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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5대 중점과제…'공공연구부문 혁신' 제시

국가 R&D 예산 60%가 출연연·대학 몫…기관 간 협력은 극히 저조


[서울=뉴시스]박상욱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이 19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서울=뉴시스]박상욱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이 19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우리나라의 정부 R&D(연구개발) 예산은 대학과 출연연구기관이 약 60.5%, 금액으로는 약 17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과 출연연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국내 박사급 연구원의 비중도 70.7%(8만2958명)에 달한다.

이처럼 대학과 출연연이 국가 R&D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두 기관의 연구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와 연구계에서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혁신 생태계(NIS)를 보다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출연연 간 장벽, 또 각 기관 내 장벽을 모두 허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욱 과기수석 "세계 최상위권인 韓 과학기술혁신생태계…5대 과제 개선해가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19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5대 중점추진과제 및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대토론회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박상욱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은 5대 중점추진과제로 ▲대학·출연연 공공연구부문 업그레이드 ▲선도형 기초연구로의 질적 전환 ▲글로벌 과학기술협력 ▲기술사업화 시장 육성 ▲R&D 매니지먼트 선진화를 제시했다.

박 과기수석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혁신생태계는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이라고 평가받고 있지만 이 5대 과제가 약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기에 중점 과제로 선정된 것"이라며 "이 과제들을 이제 임기 후반에 접어드는 윤석열 정부가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밀고 나갈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도형 R&D, R&D다운 R&D로 국가과학기술혁신생태계를 반드시 업그레이드해서 과학기술 G3로 나아가는 길을 튼튼하게 닦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박 과기수석은 특히 공공연구부문의 진화를 위해서는 출연연 간 장벽 해소, 출연연과 대학 간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출연연을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공연구소로 발전하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출연연·대학, 국가 R&D 핵심인데 각자 굴러가…핵심 인재·자원 등 공동 활용 필수"

[서울=뉴시스]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원장이 19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에서 대학·출연연 등 공공연구기관 혁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서울=뉴시스]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원장이 19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에서 대학·출연연 등 공공연구기관 혁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이날 대토론회에서는 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원장이 대학·출연연 등 공공연구기관 혁신에 대해 소개했다.

장 부원장은 "KIST 등 출연연은 1990년대까지는 국가 R&D라는 임무와 역할을 잘 수행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는 대학과 기업의 R&D 역량이 증진하면서 수월성은 대학에, 기술사업화는 기업에 밀리는 신세가 된 것도 사실"이라며 "현재 대학과 출연연이 각자 굴러가고 있는 현실을 바꿔나가는게 공공 R&D 혁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장 부원장에 따르면 출연연과 대학은 이미 역동적 R&D 생태계 조성, 지식유동성 활성화 등을 위한 혁신에 나서고 있다. 출연연의 경우 각 기관별 요소 기술을 융합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공동 연구하는 '글로벌 탑 전략연구단(NSTL)'이 운영되고 있고, 대학의 경우 '대학연구혁신(URI) 100' 사업을 통해 다학제 융합연구 추진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출연연, 대학이 개별적 혁신은 추진 중이지만 양 기관 간 협력은 극히 저조하다는 게 장 부원장의 지적이다. 출연연-대학 협력은 기업-대학 협력, 기업 간 협력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몇 안되는 연구협력의 경우에도 대학은 기초연구, 출연연은 응용·개발 연구에 무게를 두고 있어 시너지가 적다는 평가를 받고, R&D 협력 기간도 평균 3.6년에 그치는 등 단기 협력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장 부원장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인재 공동 양성·활용 ▲핵심 연구자원 공동활용 ▲네트워크형 국가연구소 ▲지역 R&D 클러스터링 ▲공공 R&D 지원체계 고도화 등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인재 공동 양성의 경우 대학의 우수한 교육 역량, 출연연의 풍부한 장비를 공동 활용해 가뜩이나 부족한 과학기술 우수인재를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학-연 협력 교육 프로그램, 대학-출연연 간 겸임·겸직 활성화 등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인재를 공동 육성할 뿐만 아니라 대학과 출연연이 각자 보유하고 있던 IP(지식재산)과 인프라의 공동 활용, 출연연·대학기 각기 추진해오던 R&D 혁신 방안을 통합한 네트워크형 국가연구소 설립 등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특히 장 부원장은 "네트워크형 국가연구소가 가장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대학의 NRL(국가연구소)와 출연연 NSTL이 물리적으로 가까워지고, 장기적으로는 정부 지원에 힘입어 완전히 한팀이 돼 국가 임무 달성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R&D 클러스터링의 경우 과학기술을 통한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목표로 한다. 지역 주요 거점 대학과 출연연 지역 분원 등을 보다 활성화해 지역 혁신역량을 뒷받침하도록 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 부원장은 이같은 출연연·대학 혁신 방안의 실현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공 R&D 지원체계가 보다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대토론회에서는 공공연구부문 혁신 외에도 국가과학기술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5대 중점과제를 주제로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최양희 자문회의 부의장은 "그간 우리는 추격형, 개도국형 R&D 체계를 갖추고 있었으나 이제는 선도형 과학기술 혁신생태계로의 전환이 필수적인 시점"이라며 "자문회의는 이번 토론회와 같이 연구현장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수렴 활동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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