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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순방 결산] 러북엔 압박 연대, 트럼프엔 '중국 레버리지'…윤 외교전술 다변화

등록 2024.11.20 0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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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참전·미국 대선 이후 첫 다자외교

"러-북 협력은 '권력 유지' 지도자간 결탁"

러 앞에서 "G20 결집" EU·일·독일 등 동참

APEC서 한중회담…시진핑 내년 방한할듯

"미중, 택일은 아냐"…트럼프 대비 해석도

[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1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19. chocrystal@newsis.com

[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1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19. [email protected]


[리우데자네이루·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지훈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무대에서 러시아-북한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공동전선을 이끌어냈다. 또 한중관계 복원 메시지를 발산,  미국 신(新)행정부 출범에 대비한 외교 레버리지를 마련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선 참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국제정세 격변 이후 처음 열린 다자 무대에서 종전의 '가치외교' 중심에서 외교 전술을 다변화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러북 결탁에 G20 결집해야" 호소…EU·일·캐나다·호주·독일 등 동참

윤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와 앞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러-북 군사협력에 맞서 국제사회가 연대하자는 메시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1만명이 넘는 북한군 전투병력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참여하면서 한반도뿐 아니라 유럽에도 안보 위협이 크게 증대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보도된 페루 언론 인터뷰에서 "러-북 군사협력의 본질은 무슨 일이 있어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지도자들간의 결탁"이라고 러시아와 북한을 직격했다.

이어 18일 G20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불법적 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며 "G20이 규범 기반 질서 수호를 위한 의지와 행동을 결집해달라"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 다음 순서였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시작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도 연달아 규탄 메시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대통령실은 "전쟁 이야기는 쏙 빼고 세상의 한가하고 편안한 이야기는 다 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를 고리로 동맹·우방국들과 공동전선을 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이 안보리 제재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일 정상은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위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하기로 한 상황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등 믹타(MIKTA·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 5개국 협의체) 정상들도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유엔 헌장과 안보리에서 채택된 결의를 포함한 유엔 결의를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나아가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국제사회와 함께 모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감한 부품이나 재료를 유엔 안보리 제재를 피해 거래하고 수출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재를 보다 촘촘하고 허점이 드러나지 않도록 국가들끼리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 택일 문제 아냐"…트럼프 행정부 대비 해석도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남미 순방을 통해 중국과의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년 만에 마주앉았다. 시 주석 방한도 11년 만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글로벌 안보와 경제 질서가 격변하는 가운데 한중 양국이 여러 도전에 직면해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리마=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페루 리마 한 호텔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16. chocrystal@newsis.com

[리마=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페루 리마 한 호텔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16. [email protected]


시 주석은 "역내 정세 완화를 희망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원치 않는다"며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중한 양국은 수교의 초심을 고수하고 선린우호의 방향을 지키며 호혜 상생의 목표를 견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향후 러시아 군사기술의 북한 이전 가능성 등 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러가 강하게 밀착하면서 이상기류가 보이기 시작한 북중관계의 틈을 파고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특히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선과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 수준을 낮출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고려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8일 보도된 브라질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 있어 (미국·중국)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간 윤 대통령의 대외 메시지는 '한미동맹·한미일 협력'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연대 강화에 집중돼왔는데, 이날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차원에서 언급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다만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하면서 인태지역과 국제사회 평화와 번영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중국과 계속 소통하고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노력 중"이라며 기조 전환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년 반 동안 한미 '핵기반 일체형 확장억제' 구축, 한일관계 정상화, 한미일 정상회의 연례화·사무국 설치 등은 제도화 수순에 올라섰다고 보고, 비교적 후순위였던 한중관계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협력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대통령실은 "한미동맹을 통해 전쟁을 막고 우리 안보를 확보해왔고, 최대 통상 파트너 중국과도 충분히 투자하고 협력하고 기업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왔다"며 미국을 '동맹'으로, 중국을 '통상 파트너'로 표현했다.

양국은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 등 경제협력 강화에 힘을 기울여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비자면제 국가에 한국을 선제적으로 포함시키는 등 적극적 자세를 내보이고 있다.

"한국, 개도국-선진국 가교"…내년 경주서 APEC 주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잇는 '번영의 가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국제사회 기여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G20 세션 1에서 "기아와 빈곤의 근본 해결책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으로서, G20은 이들의 성장 동력 창출을 지원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G20 정상회의 주제는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 가능한 지구 구축'으로, 윤 대통령은 세션 1(사회적 포용 및 기아·빈곤 퇴치')과 세선 3('지속가능한 개발 및 에너지 전환')에서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세션 1에서 "아프리카 식량위기 대응을 위해 1000만 달러 규모의 신규 인도적 지원을 올해 집행하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식량 원조 규모도 지난해 5만톤에서 올해 10만톤으로 2배 확대한 데 이어 내년에는 15만톤으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GAAHP) 출범'에 참여한 시진핑(맨 앞줄 왼쪽 네번째) 중국 국가주석, 의장국인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맨 앞줄 왼쪽 두번째) 대통령 등 G20 각국 정상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19. chocrystal@newsis.com

[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GAAHP) 출범'에 참여한 시진핑(맨 앞줄 왼쪽 네번째) 중국 국가주석, 의장국인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맨 앞줄 왼쪽 두번째) 대통령 등 G20 각국 정상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19. [email protected]


세션 3에서는 대한민국이 그린 ODA(공적개발원조) 확대 기조를 이어가면서 기후 취약국 지원을 위한 '녹색 사다리'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하고, 플라스틱 오염 대응에 한국이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는 "자유무역과 글로벌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APEC이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이 '공급망 안정' 논의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또 "격차해소를 위한 혁신적 접근"을 강조하고, 저출생·고령화 해결을 위한 공동 연구와 액션플랜을 해나가자고 했다.

한국은 2025년 APEC 의장국으로서 경주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주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이다. 한국은 2025년 믹타 의장국이기도 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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