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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간유리폐결절 10년 지나서도 자라"…국내 첫 보고

등록 2024.11.21 1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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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세계 최장 25년 추적관찰 결과

순수간유리결절 133개월만 자라 양성자치료

“암이 아니다 확신들 때까지 꾸준한 검진을”

[서울=뉴시스]순수 간유리 폐결절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다가 10년이 지나서도 자란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보고됐다. 사진은 2002년 저선량 흉부 CT 검사에서 7mm 크기의 결절을 발견한(사진 왼쪽 빨간색 화살표 표시) 환자의 영상 검사 결과다. 연구팀은 이 환자를 주기적으로 검사하면서 추적 관찰한 결과 133개월만에 크기 변화(사진 오른쪽의 빨간색 원 안)를 확인하고 양성자로 치료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2024.11.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순수 간유리 폐결절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다가 10년이 지나서도 자란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보고됐다. 사진은 2002년 저선량 흉부 CT 검사에서 7mm 크기의 결절을 발견한(사진 왼쪽 빨간색 화살표 표시) 환자의 영상 검사 결과다. 연구팀은 이 환자를 주기적으로 검사하면서 추적 관찰한 결과 133개월만에 크기 변화(사진 오른쪽의 빨간색 원 안)를 확인하고 양성자로 치료했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2024.11.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10년 동안 크기 변화가 없던 폐의 순수 간유리 결절이 뒤늦게라도 자랄 수 있다는 보고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간유리 결절이란 흉부 CT 검사에서 반투명 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3cm 이하의 음영을 말한다.

최초 발견 당시 결절의 크기나 음영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3~5년 가량 주기적으로 검사를 하다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결절의 추적 관찰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엄상원 교수·남현승 임상강사, 강북삼성병원 김보근 교수 연구팀은 1997년 6월부터 2006년 9월 사이 병원에서 저선량 흉부 CT로 폐 검사를 받은 환자 89명에서 확인된 간유리 음영 결절 135개를 대상으로 2022년 7월까지 변화 과정을 살핀 결과를 21일 밝혔다.

연구팀의 전체 연구 기간은 25년, 추적관찰 기간 중앙값만 193개월(16년)에 달한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발표된 폐의 순수 간유리 결절 관련 코호트(동일집단) 연구 중 추적 관찰 기간이 가장 길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53세로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이 33.7%(30명), 금연한 사람은 27%(24명), 현재 흡연 중인 사람은 39.3(35명)이었다.

순수 간유리 결절이 1개만 발견된 사람이 65.2%(58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2개 23.6%(21명), 3개 6.7%(6명), 4개 3.4%(3명), 5개 1.1%(1명) 순이었다.

연구팀은 전체 순수 간유리 결절 135개 중 23개 (17.0%)에서 크기가 커졌다고 보고했다. 8개(34.8%)는 관찰 시작 이후 5년 이내 크기가 커졌고, 12개(52.2%)는 관찰 시작 이후 5년에서 10년 사이 크기가 커졌다.

문제는 관찰 시작 10년 후 커진 3개 (3.9%)이다. 순수 간유리 음영 결절이 10년 동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다가 크기 변화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각 처음 진단 이후 크기가 커질 때까지 걸린 기간을 측정했을 때 가장 긴 것은 179개월(약 14.9년)이었고, 나머지 두 개도 각각 133개월(약 11.1년), 135개월(약 11.3년)으로 10년을 넘겼다.

이 중 133개월 만에 자란 병변은 양성자 치료( 빛의 속도에 가까운 양성자빔을 이용해 암세포만 정밀하게 타격하고 주변 정상 세포를 파괴하지 않는 치료법)를 했고, 다른 두 개의 병변은 계속 추적 관찰 중인 상태다. 향후 크기 또는 음영이 더 증가할 경우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를 고려하고 있다.

또 연구팀은 결절이 커진 경우 최초 발견 당시 결절 크기가 평균 7mm로, 크기 변화가 없던 경우(평균 5mm)보다 큰 편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발견 당시 7mm 이상 크기가 큰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엄상원 교수는 “초장기 관찰 연구로 순수 간유리 결절이 아주 천천히, 상당 기간 크기 변화가 없다가 뒤늦게 자라는 특성을 재확인했고, 꾸준한 검진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연구”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추가 연구를 통해 순수 간유리 결절 중 성장해 조기 폐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좀 더 세밀히 밝혀낸다면 환자의 막연한 불안을 잠재우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체스트(CHEST)’ 최근호에 실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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