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장관 지명자 성폭행 의혹 내막은…경찰 보고서 공개
헤그세스 트럼프 국방장관 지명자 조사 내용
"휴대폰 뺏고 나가는 것 막았다" 피해진술
헤그세스는 합의된 관계 주장…합의로 종결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2일(현지시각) 국방장관으로 피트 헤그세스를 발탁했다. 사진은 2016년 12월15일 헤그세스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2024.11.22.
AP통신과 CNN 등은 21일(현지시각) 경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헤그세스 지명자의 경찰 조사 보고서를 상세 보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건이 발생한 것은 2017년 10월8일 새벽. 헤그세스가 캘리포니아 한 호텔에서 공화당 여성당원 모임에서 연설한 몇시간 후였다.
헤그세스와 제인 도(가명)를 포함한 일부 참석자들은 행사가 끝난 후 호텔 바에서 뒷풀이를 했고, 호텔스위트룸에서 추가로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한 여성 참석자는 헤그세스가 자신의 무릎을 만지며 호텔방으로 초대해 이를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오전 1시15분께 헤그세스와 도가 팔장을 끼고 호텔 바를 나와 수영장으로 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당시만해도 도는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오전 1시30분께 둘은 수영장에서 다투게됐고, 다른 투숙객 불만을 접수한 호텔 직원이 대응에 나섰다. 이 직원은 당시 헤그세스가 술에 많이 취해보였으며, 도는 괜찮아 보였다고 진술했다.
헤그세스와 도의 진술은 이후부터 첨예하게 엇갈렸다.
도는 수영장 다툼 이후 정신을 차려보니 헤그세스와 호텔 방 안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헤그세스가 휴대전화를 빼앗았고, 방을 나가려는 것을 몸으로 막았으며, 여러차례 "안돼"라고 얘기했다고 기억했다. 다음 기억은 군번줄을 매단 헤그세스가 자신 위에 올라타있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후 남편과 함께 투숙하고 있던 호텔방으로 돌아왔고, 자신이 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도는 나흘 뒤인 10월12일 병원을 찾아가 성폭행 피해를 신고하고 관련 검사를 받았다.
또한 도는 병원에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날밤 사건 대부분을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술에 무언가가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본다"며 약물 피해 가능성도 언급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십자군의 문양을 비롯해 기독교 극단주의 문구가 가득한 문신을 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 (사진출처: 정치학자 모니카 마크스 엑스(X) 캡처) 2024.11.16.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헤그세스는 경찰에 상호 합의된 관계였다고 진술했다. 도가 자신의 호텔 방을 떠나지 않았으며, 성관계 등도 대화를 거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헤그세스는 또한 도가 콘돔이 있냐고 물었고, 없는게 문제가 되냐고 답하자 그렇지 않다는 반응이 돌아왔다고도 경찰에 얘기했다.
이 사건은 헤그세스와 여성이 합의하면서 경찰은 수사를 종결했다.
헤그세스 측은 만남은 합의에 의한 것이 맞지만 당시 '미투 운동'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의혹이 제기되면 폭스뉴스 진행자 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해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위원회 대변인인 캐롤라인 레빗은 이날 "이 보고서는 이 사건은 충분히 조사됐고 경찰이 허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기소되지 않았다는 헤그세스 변호사의 지속적인 주장을 확증한다"고 옹호했다.
도는 지난주 CNN 취재진이 관련 사안을 질문하자 눈물만 흘리며 답변을 거부했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2일 육군 예비역이자 폭스뉴스 진행자인 헤그세스를 차기 행정부 국방장관으로 전격 발탁했다.
조직관리 경험이 없는 40대를 국방부 수장으로 발탁한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는데, 이후 헤그세스의 과거 성폭행 의혹 등도 불거지며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몸 곳곳에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반영하는 십자군 문신을 새겼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2020년 저서 '미국 십자군'에서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방법으로 좌파들이 미국 애국자들을 사방에서 포위해 살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적은 것도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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