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수본, '내란 사전모의' 시점 집중 수사
尹, 지난해 말부터 '비상조치' 언급 정황
'11월 APEC 앞두고 계엄 밝혀' 진술도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김현태 707특임단장 등 주요 군 관계자를 조사했다. 사진은 서울중앙지검. 2024.1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다수 관계인 조사를 통해 내란을 사전 모의한 정황과 증거를 확보하면서 계엄이 정확히 어느 시점부터 계획됐는지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김현태 707특임단장 등 주요 군 관계자를 상대로 계엄 공모 시기와 그 내용 등을 확인하고 있다.
여 전 사령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12월께부터 윤 대통령이 '어려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대권 조처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라는 취지의 말을 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사령관은 계엄 선포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여러 차례 비상계엄을 선포하면 안 된다고 했으나, 윤 대통령 등은 여 사령관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상계엄이 본격 논의된 시점도 최소 한 달 전인 것으로 보인다. 곽 전 사령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올해 11월 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주재로 군 수뇌부들이 모인 자리에 윤 대통령이 중간에 참석해 비상조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 전 사령관 또한 윤 대통령이 지난 11월 에이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비상계엄을 선포할 의지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밝힌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문상호 정보사령관 및 정보사 소속 대령 2명과 경기 안산에 있는 롯데리아에서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정황이 알려졌다.
특수본은 또 지난 15일 김 전 장관을 불러 '오물 풍선이 날아오면 경고 사격 후 원점을 타격하라'는 지시를 합참에 한 적이 있는지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 전부터 의도적 군사 충돌을 유발해 계엄 상황을 만들려 한 것인지, 이를 검토하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김 전 장관이 지난주부터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북에서 오물풍선이 날아오면 경고 사격 후 원점을 타격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태 '핵심'으로 꼽히는 주요 군 장성들을 대부분 조사한 특수본은 국방부와 정보사 관계자 등을 추가 소환해 계엄 '타임라인'을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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