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오락가락 날씨에…사람도 벚꽃도 "봄 맞나?"[현장]

등록 2025.04.02 14:46:0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지난 주말 아침 기온 영하권, 눈까지 내려

"이상기후에 봄 짧아져…개화시기에 영향"

[서울=뉴시스] 주은서 인턴기자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윤중로의 한 벚나무에 꽃봉오리가 맺혀있다. 2025.04.02. dmstj1654@naver.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주은서 인턴기자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윤중로의 한 벚나무에 꽃봉오리가 맺혀있다. 2025.04.02. dmstj1654@naver.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주은서 인턴기자 = "겨울옷을 빨래해서 다 넣어놨는데 갑자기 추워져서 다시 꺼내입고 있어요. 언제는 반팔을 입었다가 또 언제는 패딩을 입었다가…봄이 온 게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2일 오전 찾은 서울 여의도 윤중로. 거리의 시민들은 벚꽃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아직 피지 않은 벚나무를 보고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다.



100여m를 걸으며 만난 마흔네 그루의 벚나무 중 개화해 꽃잎이 보이는 건 단 두 그루뿐이었다. 나머지 대부분은 꽃봉오리가 맺히거나 싹이 튼 정도였다.

이날 만난 시민들은 지난 주말까지도 서울에 눈이 내리거나,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변화무쌍한 날씨가 이어져 봄이 온 것을 체감하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 중이라는 김모(24)씨는 "꽃이 폈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벚꽃이 하나도 안 펴서 아쉽다"며 "4월이 됐는데도 너무 춥고 날씨가 오락가락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온 박주희(42)씨도 "벌써 4월인데 이러다 봄이 더 늦게 오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기후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영상 15도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보됐다. 하지만 일교차가 큰 탓에 대부분의 시민은 얇은 패딩이나 바람막이 등 외투를 걸친 모습이었다.

이처럼 급변하는 날씨는 사람뿐만 아니라 실제 식물의 개화 시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2일 오전 경남 남해군 설천면 인근 왕지벚꽃길에 벚꽃이 활짝 꽃망울을 터뜨려 눈길을 끌고 있다. 왕지 벚꽃은 이번 주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2025.04.02.. con@newsis.com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2일 오전 경남 남해군 설천면 인근 왕지벚꽃길에 벚꽃이 활짝 꽃망울을 터뜨려 눈길을 끌고 있다. 왕지 벚꽃은 이번 주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2025.04.02.. con@newsis.com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과 강원, 충청 등은 아직 벚꽃이 개화하기 전이다. 전남은 개화를 했고, 부산은 벚꽃이 만발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중 전남 목포에서 관측된 벚나무는 지난달 27일 꽃을 피워 평년 대비 7일 먼저 개화를 했다. 강원 북강릉의 경우 발아(싹이 트는 것)를 기준으로 평년보다 9일 빨랐다.

반면 서울 여의도의 경우 지난달 27일 벚꽃이 발아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평년(3월24일) 대비 3일 늦은 셈이다. 평년 기준 여의도의 벚꽃 개화일 4월8일이다.

산림당국은 기온 등의 요인을 분석해 식물의 개화 시기를 예측한다. 하지만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계절별 기온이 변칙적으로 바뀌면서 시기를 예측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식물의 개화 시기는 온도가 결정적으로 작용을 하는데 봄이 짧아져 개화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구온난화는 북쪽 찬 공기의 세력을 약하게 만드는데, 그러는 동시에 특정한 경도대에서는 한파가 강하게 내려오기도 해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ctory@newsis.com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