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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호 관세 의도치 않은 부정적 결과 많다"-WSJ 사설

등록 2025.04.03 11:04:20수정 2025.04.03 13: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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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쟁력 약화, 수출 감소, 로비스트 배 불리기

경제 리더십 종말, 중국에 호기 제공 등 역효과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를 열어 상호 관세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있다. 2025.04.03.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를 열어 상호 관세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있다. 2025.04.0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해방의 날’이라고 선언했으나 그의 의도와 달리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각) 사설에서 강조했다. 다음은 사설 요약.

트럼프의 관세는 이름뿐인 '상호주의'이며 보호주의다. 보호주의 정책이 가져올 영향으로 꼽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새 경제적 위험과 불확실성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 협상해 관세를 줄이려고 한다면 상호 관세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광범위한 보복이 있을 경우 세계 무역 축소와 경제 성장 둔화, 불황 혹은 그 이상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과 기업들에게는 분명히 더 높은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관세는 세금이다. 미국산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자동차 가격이 수천 달러 오를 것이다. 트럼프가 높은 관세 장벽 덕분에 경쟁에서 유리해진 일부 기업과 노동자에게 소비자의 부를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경쟁력 점진적 약화를 초래한다. 경쟁을 무디게 만들면 독점 이윤이 발생하고 혁신 필요성을 줄인다. 1950~60년대 미국의 철강과 자동차 산업에서 같은 일이 벌어져 경쟁력이 약화된 이유였다. 



미국 수출 피해

역대 미국 정부들은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양자 및 다자간 무역 협정을 추진해왔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수익 중 41%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트럼프 일방적 관세 부과로 무역 협정이 파기되고 보복을 초래한다. 미국 수출이 보복 관세로 인해 직접적 피해를 입을 것이며, 미국 이외의 기업에 특혜를 주는 무역 협정이 다른 국가들 사이에 체결되면서 간접 피해도 입을 것이다. 트럼프가 첫 임기 때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뒤 브라질이 대두 수출이 크게 늘어난 일을 상기해보라.

더 커진 워싱턴 늪

관세는 기업들이 피하고 싶어 하는 비용을 부과한다.

관세 면제를 요청하는 기업과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워싱턴 로비스트들 배만 불리는 것이다.

트럼프는 관세 면제는 일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트럼프 자신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기업 정치자금 기부를 받기 위해 관세 면제를 활용하면 약속은 공염불이 된다. 해방의 날은 ‘늪지대의  날’이다.

미국 경제 리더십 종말

미국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 리더가 됐다. 미국은 리더십과 자유무역 확대 결정으로 70년 가까이 번영할 수 있었다. 세계 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25% 수준을 유지했다.
그 시대가 끝나고 있다. 트럼프가 중상주의적 무역 정책을 채택함에 따라 각국이 시장 효율성보다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세계 시장을 분할하는 ‘각자도생’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 1930년대처럼 세계 무역 질서가 ‘이웃 거지 만들기’로 전락할 수도 있다.

미국은 많은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 시장의 매력과 군사력이 다른 국가들을 굴복시킬 만큼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못지않게 중요한 소프트 파워를 발휘하는 데는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자 무역 파트너라는 약속을 잘 지키는 지가 관건이다.

트럼프는 동맹을 벌주고 자신이 1기 때 협상한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을 파괴함으로써 신뢰를 깨고 있다.

중국이 맞는 호기

트럼프는 대중국 외교 정책 수단으로서 관세를 중시한다.

그러나 그는 첫 임기 때 중국을 배제한 아시아-태평양 무역 협정을 포기했고 중국이 이 국가들과 협정을 체결했다.

트럼프의 관세 공세가 중국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거대한 자국 시장을 활용해 미국 동맹국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첫 번째 목표이고, 유럽도 대상이다.

미국 시장 접근이 불확실해진 속에서 이들 국가와 중국 사이의 교역이 늘어나면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통제가 훨씬 힘들어질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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