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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한예종 교수 '극장에 대하여' 18년 만에 증보판 출간

등록 2020.03.31 10: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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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극장에 대하여'. (사진 = 마인드빌딩 출판사) 2020.03.31.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극장에 대하여'. (사진 = 마인드빌딩 출판사) 2020.03.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승엽 한국종합예술학교(한예종) 교수의 '극장에 대하여'(2002)가 18년 만에 증보해서 재출간됐다. 극장경영 전문가인 이 교수는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지냈다.

이 교수는 작년 1월 나폴리의 메르카단테 극장에서 '연극계의 뒤샹'으로 통하는 미국의 행위 예술가 로버트 윌슨의 '오이디푸스' 공연을 관람했다.

'오이디푸스'는 소포클레스가 쓴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비극이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하고 있다. 윌슨이라는 현대의 전위 예술가가 연출한 기원전 429년 전의 작품을 관람하며 이 교수는 2500여 년에 걸친 극장의 역사와 함께 향후 전개될 극장의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로마 시대,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근대 극장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각 시대의 극장의 흐름을 살펴본다. 또 우리나라의 고대 극장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각 시기에 많은 변화를 겪은 극장들의 사례와 그 이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콜로세움이 단순히 로마 시민의 유흥을 위해 건립된 것이 아니라, 각종 이벤트를 통해 정권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었던 것처럼 1980년대에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부문에 전개된 '그랑 프로제'의 극장 건립사업도 신군부 정권의 취약한 정통성을 만회하기 위한 정치적인 배경이 있었다는 것을 짚는다.

2500년 극장사의 종단면과 횡단면을 넘나드는 이 책에서 결국 강조하는 부분은 '세상에 같은 극장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극장이 특별하며, 극장경영에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고 지적한다. 

극장은 무수히 많은 면을 가진 다각형의 물체이며 극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각시킨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다각형의 큰 면을 차지하는 10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극장의 미션과 재원, 운영 형태, 무대와 객석 간의 관계, 극장의 크기, 프로그램 제작 방식, 용도, 물리적 조건과 특성, 이해 당사자 그리고 내외부 환경과 여건이다.

이 교수는 "오늘의 극장은 이제껏 켜켜이 쌓인 과거의 시간 위에 자리하고 있다. 미래의 극장 역시 현재를 딛고 선 자리에 위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에서 불문학을 공부한 이 교수는 1987년 예술의전당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예술경영 분야에 발을 들였다. 200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으로 자리를 옮겨 예술경영을 가르치고 있다. 이후 극단 대표와 축제 예술감독 등으로 현장 가까이 있었다.2013년 한국예술경영학회 회장을 맡았고 2015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지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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