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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창 여걸들 목소리란 이런 것...박자희·혜원·민희 공연 중계

등록 2020.04.08 10: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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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적벽가. 2020.04.08. (사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realpapr7@newsis.com

[서울=뉴시스] 적벽가. 2020.04.08. (사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여걸들의 목소리로 풀어낸 국악을 '안방 1열'에서 만난다.

서울남산국악당이 4월 기획공연 박자희 '적벽가'와 혜원·민희 '남창가곡'을 오는 25일과 26일 오후 5시 네이버 공연 라이브를 통해 방송한다.

두 작품 모두 서울남산국악당 자체제작 기획공연 '2020 남산초이스 프로그램'으로 이번 달 공연을 예정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다중시설 이용 제한과 자제 권고 방침에 따라 무관객 온라인 공연 실황 중계로 진행된다.

'적벽가'는 흔히 남성들의 소리로 여겨졌다. 여성 소리꾼이 부르는 적벽가를 '꽃다운 적벽가'로 부르던 시절도 있었다. 여성 소리꾼을 그저 '노래하는 꽃'으로 여기던 통념이 빚어낸 선입견이었다. 남성캐릭터만 등장하는 '적벽가' 속 인물 군상들의 풍모를 여성의 목소리로 담아낼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박자희의 '적벽가'는 여성 소리꾼의 목소리를 통해 '적벽가'의 동시대적 가치와 매력을 새롭게 써내려간다. 서울남산국악당은 "단순히 호기로운 영웅들의 활약상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욕망을 둘러싼 모든 상황을 관장하고 다스리는 초월적인 화자로서 적벽에서 펼쳐지는 대서사를 입체적으로 펼쳐낸다"고 소개했다.

박자희의 '적벽가'는 적벽가의 핵심적인 장면들이라고 할 수 있는 눈대목을 중심으로 엮어 한 시간 내외로 압축한다. 대신 개사 없이 원전 그대로의 소리를 통해 전한다. 북으로 장단을 맞추는 고수 대신 첼로연주자 최정욱이 협연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무대, 조명, 사운드 디자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준비를 꾀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 OST 믹싱을 담당한 사운드디자이너 김병극,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조명디자이너 김영빈, 국립극장 '여우락페스티벌' 무대디자이너 박은혜 등이 참여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이수자 박민희와 전통타악 기반 사운드 아티스트 최혜원이 빚어내는 '남창가곡'도 남성적 틀을 벗어나는 공연이다. 

[서울=뉴시스] 남창가곡. 2020.04.08. (사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realpapr7@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창가곡. 2020.04.08. (사진= 서울남산국악당 제공) [email protected]

오랜 전통 속에서 남성들에게만 허용했던 종묘제례악의 제사문화와 남창가곡을 여성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서울남산국악당은 "한국 고전 성악곡인 가곡, 가사, 시조의 전통을 유지하되 어떻게 그 본질을 동시대 관객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끔 하는지 측면에 중점을 뒀다"고 했디.

박민희의 전통 가곡 가창을 기반으로 하되 편곡에도 신경을 썼다. 최혜원이 전통 가곡과 전자음악 사운드가 만난 '앰비언트 가곡'을 선보인다. 반복적인 리듬감을 지닌 전자 음악에 전통 가곡이 어우러진다.
 
유교적 전통과 제례, 남창가곡의 음악적 구조와 사회적 의미를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연출도 한다. 서울남산국악당은 "전통의 형식을 유지하되, 늘 기다리는 처지의 화자로써 노래하는 여창가곡과는 달리 능동적 시상을 노래하던 남창가곡의 노랫말을 여성 음악가들의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기존 여창가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흥적 면모와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종묘제례의 다양한 악기 등을 모티브로 한 미니멀한 오브제들도 어우러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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