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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4개大 이과 "2022년 수능 수학 미적분·기하 선택하라"

등록 2020.04.29 15: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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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이과 통합 수능 무색…학원가 "미적분 대세"

약대 학부 부활로 "이과 선호, 특목고 쏠림 전망"

약대 32곳 중 6곳만 수학 확률과통계 선택 가능

【서울=뉴시스】 고1 학생들이 2021년 11월18일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수학은 선택과목을 도입하고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치를 수 있게 된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고1 학생들이 2021년 11월18일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수학은 선택과목을 도입하고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치를 수 있게 된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 서울 주요 16개 대학 가운데 14곳의 의예과, 약대 등 이공계열에 지원하려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미적분과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문·이과 통합형으로 재편되는 첫 수능이지만 이 때문에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적분 쏠림 현상을 예측한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현재 수능 수학(나형)에서 응시하는 확률과통계만 갖고는 이들 대학의 이공계열에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가 29일 확정·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정시 수능위주 전형에서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대학은 56개다.

여기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른바 SKY대학을 포함한 서울 주요 16개 대학 중 14개가 포함된다.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중앙대 ▲한양대 등이다.

모집단위(전공)을 살펴보면 고려대 의과대학, 연세대 의예과, 치의예과, 약학과 등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이공계열 학과가 주로 포진해 있다. 서울대는 '일부 모집단위'에 한정했다.

교육부는 문·이과 융합교육을 강조하는 취지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2022학년도 수능부터 공통+선택과목 형태로 체제를 재편한다. 국어, 수학 영역에서는 선택과목 중 하나를 택해서 본다. 국어는 언어와매체, 화법과작문, 수학은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다.

현 고3이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학은 이과 학생들이 치르는 가형, 문과 학생들이 치르는 나형으로 구분된다. 가형에는 수학I, 미적분, 확률과통계를, 나형에는 수학I, 수학II, 확률과통계를 치르는 형태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들이 이공계열 모집단위에서 미적분, 기하만 인정하고 확률과통계를 선택과목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문·이과' 담벼락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올해 수능을 치렀던 이과 학생들은 미적분과 확률과통계를 공부했기 때문에 대학 인문계열과 이공계열에 전부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확률과통계만을 공부했던 문과 학생들은 이과를 지원하려면 미적분을 새로 익혀야 한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수학, 탐구에서 문과 과목을 준비했던 학생들은 상위권 대학 이과 지원이 불가능하다"며 "자연계열에서도 어려운 기하보다는 미적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과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9일 확정·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은 2022학년도에 34만6553명을 모집한다. 정원은 전년도보다 894명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9일 확정·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은 2022학년도에 34만6553명을 모집한다. 정원은 전년도보다 894명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도 "현 고3 학생들은 '기하' 과목은 내신 대비로만 학습하고 수능은 '미적분'을 중심으로 학습해 왔을 것"이라며 "재학생들의 '기하' 기피 등을 고려하면 중상위권 이상 학생들의 수학 선택과목은 미적분이 거의 대세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2022학년도 대입은 약대가 학부 체제로 부활하는 첫 해라는 점도 이공계 수험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의예과와 약학과는 수험생 선호도가 높아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약대는 2010년 다른 전공의 학부 2년을 마치고 약학전문대학원에 편입해 4년을 배우는 형태로 전환 운영돼 왔다. 그러나 화학·생물 등 이공계열 학생들이 대거 약대로 이탈하는 현상이 문제가 되면서 다시 6년제 학부체제로 회귀한다.

2022학년도 입시에서 학부 학생을 선발하는 약학대학은 총 32개다. 이 중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27개 대학(81.3%)이 수능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하고 있다. 인제대 약학과만이 확률과통계만을 선택과목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만기 소장은 "자연계열 중 상위권 학생들이 공과대학 대신 약학대학에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위권 공과대학의 지원자 감소, 점수 하락이 예상된다"며 "화학, 생명계열 관련 학과 점수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총 입학정원 30%~40%가 수능위주 전형으로 재편되면서 소위 상위권 일반고, 특목·자사고 쏠림 현상도 예상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의 수능위주 전형은 대학들의 전체 모집정원 중 32.3%를 차지한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른바 SKY 대학의 전형별 선발비율을 봐도 수능 비율이 높아졌다. 2022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는 30.1%, 고려대와 연세대는 40.1%다.

임성호 대표는 "상위권 대학들의 수시전형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면 정시 실제 선발비율은 50%에 육박할 수도 있다"며 "현재 중3이 수능에 강한 상위권 일반고, 특목고, 자사고 지원 경향이 뚜렷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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