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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주식 '영끌' 투자 광풍…가계빚 '눈덩이'

등록 2020.07.09 16: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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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장기화…빚내 집사고 주식 사는 수요 집중

[광주=뉴시스] 박미소 기자 =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에 대한 후속 조치 방안 발표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07.09.  misocamera@newsis.com

[광주=뉴시스] 박미소 기자 =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에 대한 후속 조치 방안 발표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07.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가계빚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장기화된 초저금리 기조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가운데 집값과 증시가 오르자 빚을 내 투자하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는 영향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1년새 80조원 늘어나 사상 첫' 10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9000억원으로 1년 전 수준(848조9000억원)보다 80조원(9.4%) 급증했다. 지난해 6월말 가계대출이 전년동기대비 57조1000억원(7.2%) 늘었는데, 이보다 훨씬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계빚이 급증하고 있는건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데에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집값이 다시 들썩이자 주택매매 거래가 늘기 시작했고, 가계대출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게 된 것이다. 특히 30대를 중심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집값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질 않다보니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8조1000억원 늘어 6월중 사상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더 늦기전에 집을 사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8조1000억원 늘어 6월중 사상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더 늦기전에 집을 사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이에 은행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올 상반기에만 32조2000억원 늘어 2018년 연중 증가 규모(37조8000억원)에 맞먹은 상황이다. 신용대출도 올들어 8조4000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1~6월말(2조9000억원) 증가액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막히자 주택매매 거래를 위한 자금 수요가 일반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빚을 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가계빚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세가 늘고 있다. 김민기 자본시장 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1~6월까지 39조원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로 순유입됐다"며 "올해 개인투자자의 거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신용대출이 3조1000억원 급증한 데에도 이러한 주식투자 수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말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관련 증거금을 신용대출로 일정 부분 충당한 것으로 모니터링 됐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증거금은 국내 IPO(기업공개) 사상 최대 규모인 31조원 가량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불어날대로 불어난 가계빚이 집값이나 증시 폭락 등의 위험에 노출될 경우 가계 파산과 금융기관 부실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4월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월말 대비 0.02%포인트 올라갔다. 정부는 대출증가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신용대출 등 대출 수요 증가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을 하고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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