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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임상방식 도입 추진…국내 백신 개발 속도 붙나

등록 2021.05.1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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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비교임상방식 도입 추진 공식화

기존 백신과 효과 비교 방식…임상 3상 부담 줄어

6월까지 가이드라인 마련…하반기 3상 진입 지원

[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열린 국산 백신 개발 기업 간담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1.05.1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열린 국산 백신 개발 기업 간담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1.05.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업체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비교임상방식' 도입을 추진한다. 이 방식이 시행되면 임상시험 3상의 기간과 피험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어 국내 업체들의 백신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비교임상방식 도입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현재 임상 1/2상 단계에 있는 국내 업체의 코로나19 백신이 하반기 중 3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13일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들과의 간담회에서 "비교임상방식 도입을 통한 제품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식약처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6월까지 마련하고 이와 더불어 면역대리지표 정립을 위한 국제협력, 국가지정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 제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교임상은 개발 중인 백신이 기존 백신과 비교해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일방적인 백신 임상 3상 시험은 대규모 인원을 백신을 투여한 시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분류해 감염자를 파악한 뒤 예방효과를 평가한다.

하지만 이런 임상시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만명의 피험자가 필요하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지 않아 이같은 방식의 임상시험을 수행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과 상당 규모의 시험인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백신 개발사들은 정부에 비교임상을 통해 3상을 진행할 수 있게 해달라며 정책적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비교임상방식을 도입하면 임상시험 기간과 피험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프랑스 백신 제조업체 발네바는 영국에서 이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허가를 받았다. 발네바의 3상 임상시험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비교하는 형태로 약 4000명(발네바 3000명, AZ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비교임상방식을 도입하고 6월까지 임상 설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정상적인 임상시험을 하려면 시험군과 대조군, 확진자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확진자가 별로 없는데다 백신을 맞기 시작하면 환자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어 백신 개발이 더욱 어려워진다"며 "일방적인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만 이런 고민을 하는게 아니라 백신 접종을 시작한 다른 나라에서도 임상시험 속도에 어려움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업계의 얘기를 들어가면서 추진을 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비교 임상 가이드라인에는 유효성 입증 지표, 피험자 수 등에 대한 기준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비교 임상을 진행하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이 기존 백신과 유사한 수준의 면역원성을 갖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백신과 개발 중인 백신이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를 얼마나 생성했는지를 비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면역대리지표(ICP)의 확립도 중요하다. 면역대리지표란 백신의 백신의 면역원성(항체가)과 방어 효과 간의 상관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중화항체가, 결합항체가, T세포 지표 등이 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국제기구도 현 상황에서 임상 3상 수행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면역대리지표(ICP) 확립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식약처는 면역대리지표의 신속한 정립을 위해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지표 정립시 국내 개발 백신에 활용 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을 6월까지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업체는 셀리드, SK바이오사이언스, HK 이노엔, 유바이오로직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큐라티스 등이 있다.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백신 후보물질은 5개사의 7개 품목이 있고 모두 임상 1/2상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비교임상방식 도입을 비롯해 기술지원, 예산지원, 임상 참여자 모집 지원, 원자재 공급 지원 등 범정부적인 지원을 통해 업체들이 최대한 하반기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김 처장은 "식약처가 허가한 3개 백신 모두 해외 개발 백신으로, 국내 백신 개발은 민·관이 협력해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며 "정부는 모든 가능한 행정력과 재원을 동원해 개발 환경에 소홀함이 없도록 지원할 것이니 업계도 최대한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백신 개발과 연구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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