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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숲에 모여 숲터디…유한킴벌리 '그린캠프' 가보니

등록 2021.08.04 06:15:00수정 2021.08.04 0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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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안해 메타버스 접목한 이색 사회공헌

OX퀴즈·라탄공예·그린타운 구하기 등 이벤트 풍성

MZ세대 흥미 이끌고 기후변화에 대한 시사점 제시

[서울=뉴시스] 유한킴벌리가 메타버스에서 진행한 '그린캠프'에서 OX퀴즈를 진행하고 있다. 2021.08.03 (사진=권안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한킴벌리가 메타버스에서 진행한 '그린캠프'에서 OX퀴즈를 진행하고 있다. 2021.08.03 (사진=권안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닉네임 입력과 캐릭터 설정 뒤 '그린타운'에 접속한다. OX퀴즈 시작 시간이 이미 지났다. 여권에 있는 미니맵을 보고 내 위치를 가늠해보고, 퀴즈가 열리는 OX광장으로 방향키를 눌러 빠르게 이동한다.

"채식은 숲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7번 문제가 이미 공개됐고, 광장에 모여있는 아바타들은 제각각 O와 X가 적힌 구간으로 이동한다. 정답은 O였다. X를 선택한 아바타들은 아래 탈락자 대기존으로 이동한다.

마지막 문제까지 모두 끝난 뒤 우승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받는다. 탈락자, 우승자 모두 OX존에 다시 모여 다같이 댄스타임을 가지고,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다시 그린타운으로 이동한다.

유한킴벌리가 33년째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 '그린캠프'가 2일부터 4일까지 가상의 숲 '그린타운'에서 열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규모의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열기 어려워진 상황을 감안해 올해 처음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접목했다.

행사 둘째 날인 3일에는 오전 11시30분부터 열린 '팅커벨을 찾아라' 이벤트로 문을 열었다. 그린타운 내에서 팅커벨A, 팅커벨B 아바타를 찾아 문제를 받고 귓속말로 정답을 얘기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받는 이벤트다.

시간이 되자 팅커벨이 등장했지만 빠른 걸음으로 도망다녔다. 참가자들은 팅커벨을 쫓아다니기 분주했다. 팅커벨을 위장한 팅커벨~ 등의 가짜 아바타들도 교란작전을 펼쳤다.

팅커벨 이벤트 종료 후 오후 1시부터는 '숲터디' 강의 세션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의 참여도(동시 접속자수 약 300명)는 해당 시간대가 가장 높았다는 게 유한킴벌리 측의 설명이다. 평소 만나기 어려운 국제기구, 학계 등의 환경업계 리더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숲터디에는 사회적기업 월든 김승현 대표, 유엔 글로벌 콤팩트 이은경 실장이 기후변화와 숲의 가치에 대해 알리고, 환경업계와 연계할 수 있는 미래 진도 등에 대해 조언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오후 2시30부터는 전날 있었던 OX퀴즈 대신 그린타운 상단에 새롭게 형성된 광장에서 '그린벨을 울려라' 이벤트와 부스 프로그램으로 '자수 공예' 손수건 제작 수업이 열렸다.

자수 공예는 사전 신청한 인원에 한해, 미리 지급받은 키트로 영상을 보며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날과 셋째 날 부스 프로그램으로는 컵받침과 연필꽂이 '라탄 공예'가 각각 진행된다.

정시 프로그램 외에도 ▲숲깅존 ▲메시지다리 ▲ASMR존 ▲숲의 주방 ▲숲의 서재 ▲포토존 등 그린타운의 다양한 공간들을 둘러보며 참여 가능한 이벤트들이 준비돼 있었다.

숲깅존에서는 나무 사이 길을 따라 곳곳에 버려진 바나나 껍질, 페트병 등의 오브제들이 놓여있고, X를 눌러 이들을 활성화시키면 '숲깅'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문구들이 등장한다.

가까이 가면 물소리가 졸졸 흐르는 냇가를 따라 놓여있는 메시지다리에서도 "숲이 줄어들고, 기후변화로 빙하와 동토층이 녹으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어요" 등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이 밖에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배틀 테트리스와 디지털 피아노 건반, 방명록 등도 곳곳에 숨어있다. 특히 지구를 파괴하려는 탄소마왕의 계획을 물리치는 '그린타운을 구해줘'는 그린타운 내 3가지 장소에서 차례로 암호를 얻어내고, 비밀의 통로를 찾은 뒤 탈출하는 이벤트다.

암호를 다 풀고 비밀의 통로로 넘어가니 미로의 공간이 나타나고, 갈림길에서 불법 벌목을 방지할 수 있는 목재 인증 마크들을 선택해 길을 찾아가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유한킴벌리 그린캠프 참가자인 오윤아양(17세·대구 소재 고등학교 재학)과 그린타운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1.08.03 (사진=권안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한킴벌리 그린캠프 참가자인 오윤아양(17세·대구 소재 고등학교 재학)과 그린타운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1.08.03 (사진=권안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그린캠프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적응이 빠른 MZ세대에게 흥미를 주면서도 기후변화와 숲에 대한 다양한 시사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인 교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시간과 공간을 넘어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가진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개인과 개인이 교감할 수 있는 형태의 프로그램도 겸비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유한킴벌리는 향후에도 숲에서의 활동과 함께 온라인에서 다자간의 참여가 어우러지는 형태의 그린캠프를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그린캠프에 참여한 대구시 소재 고등학교 재학생 오유나(17세)양은 "평소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많아 일상생활 속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다"며 "환경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메타버스를 이용한다는 점이 재밌을 것 같아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가장 유익했던 프로그램으로 '숲터디'를 꼽으며 "숲에 대해 모르는 지식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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