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우크라, 내부자 색출 위해 미콜라이우 봉쇄…54시간 만에 5명 검거

등록 2022.08.09 15:08:10수정 2022.08.09 16:56: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0건 의심 사례 사법 당국 접수 …러시아군에 공격 좌표 제공 의혹

압수 휴대폰 문자에 "좌표 보내라", "헤르손과 연락 유지" 다량 포함

[하르키우=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한 주민이 러시아군의 정보원을 체포하러 건물에 진입하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대원들을 보며 놀라고 있다. 2022.04.15.

[하르키우=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한 주민이 러시아군의 정보원을 체포하러 건물에 진입하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대원들을 보며 놀라고 있다. 2022.04.15.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당국이 러시아 군에게 공격 좌표를 제공했던 내부 정보원 색출을 위해 도시 전체를 봉쇄한지 54시간 만에 5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미 CNN,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탈리 김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이날 "주말 내내 통행금지 조치를 취한 끝에 러시아 정보원과 내통한 지명수배자 5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며 "약 20건의 의심 사례는 사법 당국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주말 동안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면서도 그 외 검거한 내부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2일 오후 11시부터 5일 오전 5시까지 54시간 동안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 러시아 군에게 공격 좌표를 제공하는 등 내부 정보원을 색출하기 위한 극약 처방이었다.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가 점령 중인 남부 요충지 헤르손 수복 작전에 명운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 작전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자 색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김 지사는 67만 여명이 이용하는 텔레그램 채널에 사비로 한사람당 100달러(약 13만원)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미콜라이우를 로켓 공격으로부터 구하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인구 50만명의 미콜라이우는 헤르손과 50㎞ 가량 떨어져 있다. 남쪽의 헤르손으로 진격하는 우크라이나 군의 후방 거점 역할을 하는 전략 요충지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군으로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다.

올렉산드르 셴케비치 미콜라이우 시장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5개월 반 동안 공습이 없던 날은 겨우 24일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공격으로 주택 1200채와 아파트가 파괴됐고, 주민 132명이 사망했으며, 619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
[하르키우=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대원이 러시아군에 협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 남성을 체포하고 있다. 2022.04.15.

[하르키우=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대원이 러시아군에 협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 남성을 체포하고 있다. 2022.04.15.

특히 러시아 군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최대 농업 관련 기업 니뷸론 설립자이자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부호 올렉시 바다투르스키 부부가 자택에서 사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밀 타격은 내부자가 좌표를 건네주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라 우크라이나 당국은 판단했다.

드네프로 강(江) 남쪽에서 헤르손 방어에 주력 중인 러시아 군이 강 북쪽의 미콜라이우를 타격하기 위해 일반 포격이 아닌 장거리 로켓 공격을 주로 시도한 것도 내부자 소행과 개연성이 있을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NYT에 따르면 미콜라이우 경찰은 도시 봉쇄 기간 동안 거리 불시 검문과 가정집 수색을 통해 휴대폰 확인 작업에 주력했다. 압수한 휴대폰 속에서는 우크라이나 군인과 군사장비 사진이 가득했다.

특히 러시아 측과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 메시지도 발견됐다. '미콜라이우 인민공화국'이라는 대화명으로 주고받은 문자 속에는 "좌표를 보내라", "헤르손과 연락을 유지하라"라는 메시지들이 담겨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