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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왕이, 사드3不·칩4동맹 논의…中언론 "尹, 균형외교 큰 도전"

등록 2022.08.09 16:56:29수정 2022.08.09 18: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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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중 외교장관 회담…양국 관계, 북핵 문제 다뤄질 듯

왕이 "사드 배치, 반도체 동맹 참여, 한반도 문제 논의할 것"

中언론 "韓, 중미 균형 딜레마…美편 서면 더 큰 손해" 경고

[서울=뉴시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2.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2.07.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취임 후 처음 중국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한다.

지난 달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때 한 차례 탐색전을 마친 뒤 한 달 여만의 재회다.

외교부와 글로벌타임스 보도를 종합하면 박 장관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5시)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에서 왕 위원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이어서 만찬을 한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 발전 방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역할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 정책 유지,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칩4 동맹(미국·일본·한국·대만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참여 등 첨예한 의제들도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오를지가 최대 관심사다.

왕 위원은 "박 장관과의 이번 양자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 반도체 동맹, 사드 배치 문제 등이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보도했다.

리 카이성 상하이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한국을 비롯한 중국 주변국들에게는 원심력으로 작용했다"면서 "박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은 최근 중·미 간 긴장감이 고조된 속에서 이뤄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존 주한미군 사드 배치는 물론, 한미 간 협력 속에 추가 미사일의 배치 여부 문제는 한중 관계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을 발신한 게 초반 한중 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수도권 방어를 위해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했다가 취임 이후 주요 국정과제에서 배제했다. 이를 두고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사드 배치에 전략성 모호성을 유지하다 북한의 핵실험을 명분으로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특히 2017년 11월 첫 한중 정상회담 성사를 앞두고 사드 배치가 걸림돌이 되자 이른바 '10·31' 합의를 체결했다.

당시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3불(不)' (사드 추가 배치 중단,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참여 중단, 한·미·일 군사동맹 발전 중단)을 골자로 하는 한중 관계 개선 합의문에 서명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3불 정책은 우리가 중국과 약속하거나 합의한 게 아니고 우리 입장을 설명한 걸로 안다"며 "중국이 '약속했으니 지키라'고 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공식 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새로운 지도자는 과거의 묵은 빚을 외면할 수 없다"며 사드 3불 유지를 압박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한국의 칩4 참여 문제도 주요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왕 위원에게 칩4 예비회의 참여의 양해를 구하면서 동시에 중국을 배제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적극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칩4 예비회의 결과를 보고 최종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하고 회의 세부 의제나 참여 수준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예비회의에 참석하는 건 사실상 칩4 동참을 결정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샹 하오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지정학적 상황이 더욱 복잡해진 가운데 중미 간 관계 균형을 맞추는 것은 한국 정부에 더 큰 도전이 됐다"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칩4 동맹 가입 여부는 한국 정부의 곤란한 처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의 압박에 직면한 한국 정부지만 칩4 동맹에 가입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미국을 자극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면서 "동시에 대규모 반도체 수출 시장인 중국과의 경제적 이익을 해칠 수 없다는 판단에 수수방관한 경향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미 간 관계 균형을 맞추려는 한국의 정치적 딜레마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만일 한국 정부가 중국에 맞서기 위해 전적으로 미국 편에 설 경우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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