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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네마 소녀' 아스트루지 지우베르투, 별세…'보사노바 아이콘'

등록 2023.06.07 09: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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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면서 산뜻한 창법으로 보사노바 가창 기준 만들어

[서울=AP/뉴시스] 아스트루지 지우베르투

[서울=AP/뉴시스] 아스트루지 지우베르투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파네마 소녀'(The Girl From Ipanema)로 널리 알려진 브라질 출신 '보사노바의 아이콘' 가수 아스트루지 지우베르투가 별세했다. 향년 83세.

6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지우베르투는 지난 5일 브라질에서 숨을 거뒀다. 사망 원인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1940년 브라질 바이아주 사우바도르에서 태어난 지우베르투는 평범한 주부였다. 1964년 보사노바의 시작점으로 통하는 음반 '게츠/지우베르투(Getz/Gilberto)'에 참여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앨범은 지우베르투의 남편인 브라질 기타리스트이자 주앙 지우베르투, '보사노바의 아버지'인 브라질 작곡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미국 색소포니스트 스탄 게츠가 의기투합했다.

'이파네마 소녀' '데사피나두' 등의 수록곡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세계에 보사노바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 세계 팝 신에서 생소한 장르인 브라질 음악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2위를 기록했고, 미국 '그래미 어워즈'(1965)에서 '올해의 앨범' 부문도 받았다. 앨범은 전 세계적으로 200만장이 넘게 팔렸다.

특히 지우베르투는 담백하고 산뜻하면서 청량한 창법으로 보사노바 '가창 기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여성 보컬뿐 아니라 남성 보컬들도 그녀의 톤을 따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우베르투가 보사노바가 큰 기교 없는 편안한 장르로 인식되는 데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파네마 소녀'는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의 '예스터데이'에 이어 지금까지 가장 많이 커버되는 노래로 통한다.

AP통신은 지우베르투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2002년 친구들과 인터뷰 내용에서 '이파네마 소녀' 녹음 당시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남편인 주앙이 그녀에게 깜짝 선물이 있다고 예고했고 해당 노래를 영어로 가창해달라고 돌연 부탁했다는 것이다. 당시 게츠가 크게 기뻐했다고 지우베르투는 돌아봤다. 언어학 교수인 부친과 바이올리니스 겸 가수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지우베르투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자주 듣고 다양한 외국어를 사용하면서 자랐다.

지우베르투는 이후  '이파네마 소녀' 글로벌 히트 이후 남편, 게츠와 함께 몇년 동안 투어를 돌았다. 이 같은 예상하지 못했던 화려한 성공에 힘 입어 1965년 첫 앨범 '디 아스트루드 지우베르투 앨범(The Astrud Gilberto Album)'을 시작으로 '비치 삼바(Beach Samba)' 등 약 15장의 앨범을 내놓았다. 2002년께 가수 생활에서 은퇴한 뒤 동물 권리 운동과 시각 예술에 말년을 바쳤다.

포르투갈어로 '새로운 감각'을 뜻하는 보사노바는 브라질 삼바 리듬에 모던 재즈가 덧입혀져 탄생한 장르다. 살랑거리는 리듬과 멜로디가 기분 좋게 내리 쬐는 햇살과도 같다. 국내에선 김현철 '춘천 가는 기차', 조덕배 '그대 내맘에 들어오면은', 이정선 '행복하여라' 등이 보사노바 문법을 따른 대표적인 곡들로 통한다. 나희경, 루시드폴이 보사노바 장르에 주력하기도 했다. 최근엔 듀오 '옥상달빛' 박세진과 재즈 피아니스트 겸 프로듀서 윤석철이 협업한 미니앨범 '더 브렉퍼스트 클럽(The Breakfast Club) : 조찬 클럽'이 보사노바 음반으로 분류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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