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J팝 현재' 요아소비 "아직 갈길 멀지만…'자긍심' 가지고 있죠"

등록 2023.12.18 18:37:31수정 2023.12.19 09:07:4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OST '아이돌' 등으로 세계적 인기

16~17일 첫 내한공연…일본어 떼창 등 국내 J팝 위력 확인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사진 = 리벳(LIVET) 제공) 2023.12.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사진 = 리벳(LIVET) 제공) 2023.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싱어송라이터 이쿠라·프로듀서 아야세로 구성된 일본 대세 혼성 듀오 '요아소비'(夜遊び·YOASOBI)는 'J팝의 현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쿄 MX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 '아이돌(Idol)'로 미국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J팝 첫 1위를 차지하는 등 J팝의 새로운 세기를 이들이 열어가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일어난 J팝 열풍의 선봉에 서 있기도 하다. 지난 16~1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요아소비의 첫 내한공연 '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3 - 2024 라이브 인 서울'은 올해 J팝 열풍의 화룡점정을 찍으며 이 팀의 진가를 증험(證驗)하게 만든 자리였다. 러닝타임은 비교적 짧은 90분가량이었지만, 세트리스트에 포함된 열여섯곡 전부를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일본어로 떼창한 국내 J팝 팬들의 위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에도 요아소비는 차트 성적이나 현재 자신들의 위상에 연연하기 보다는 4년 전 초심을 잃지 않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팀명은 '밤놀이' 또는 '밤에 놀러 다님'을 뜻한다. 밤이 주는 서정과 사색의 시간을 유희로 바꿀 줄 아는 이들은 무엇보다 동심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다. 이 덕분에 '아이브(IVE)' 장원영, '르세라핌' 홍은채 등이 '아이돌' 챌린지에 동참하는 등 K팝 스타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런데 18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두 멤버는 K팝 스타들은 전부 대단하다며 정작 본인들 몸은 낮췄다. 다음은 이쿠라·아야세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지난 주말 콘서트는 어땠나요? 

"이번에 한국에서 해외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어요. 사실 콘서트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몰라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분들이 분위기를 최고로 끌어올려 주셔서 정말 좋은 콘서트가 됐어요."(아야세)

-일본 팬들과 한국 팬들의 반응은 어떻게 달랐습니까?

"처음부터 마지막 곡이 나오는 순간까지 끝까지 저희 노래를 함께 따라 불러주신 모습은 일본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광경이었는데요. 한국 팬분들의 그런 에너제틱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아야세)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이쿠라. (사진 = 리벳(LIVET) 제공) 2023.12.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이쿠라. (사진 = 리벳(LIVET) 제공) 2023.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템포가 빠른 곡은 따라 해주실 것으로 예상을 했는데 발라드 곡까지 따라 불러주실 줄은 몰랐어요. 첫날 공연에서 따라 불러주시는구나를 느껴서 둘째 날에 더 따라 불러주실 수 있게 더 유도를 했어요. 소통을 하면서 대단히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이쿠라)

-첫 해외 콘서트를 한국에서 연 이유가 궁금합니다.

"일단 한국이 굉장히 지리적으로도 가깝잖아요. 그리고 저희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 팬들 분들께서 라이브 요청을 많이 해주셨어요."(아야세)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인기를 언제부터 실감하기 시작하셨나요?

"네 뭘까요? 하하."(아야세·이쿠라 동시에)

"사실 저희가 '이래서 인기가 있습니다'라고 명확하게는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아직 갈 길이 좀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한국 아티스트 분들, K팝 아티스트 분들을 계속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대단히 저희를 친숙하게 느끼시고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아야세)

"인기는 서서히 느끼기 시작했어요. 사실 '아이돌'을 발표한 이후부터 소셜 미디어에서 '노래를 잘 듣고 있다'는 DM를 많이 받았습니다. 최근 들어서 '인기가 올라갔구나'를 실감했어요. 특히 올해 들어서요."(이쿠라)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아야세. (사진 = 리벳(LIVET) 제공) 2023.12.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아야세. (사진 = 리벳(LIVET) 제공) 2023.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K팝 아이돌들이 '아이돌' 등 본인들의 곡에 맞춰 챌린지 영상에 동참한 걸 보시고는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저희 입장에서 봤을 때 참여해주신 분들이 모두 톱스타들이었어요. 무엇보다 언어의 벽을 넘고 바다를 넘어서 저희 곡으로 챌린지를 해주시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뻤습니다. 사실 저희도 K팝 아티스트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더 영광이었죠."(이쿠라)

-이번 콘서트에서 들으시기에 국내 팬들의 떼창 소리가 어느 곡에서 가장 크게 느껴졌는지요.

"어느 곡을 뽑을 수 없을 만큼 팬분들의 열정이 느껴졌어요. 그중에서도 '군청'을 부를 때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군청'엔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파트가 나오거든요. 저희가 인이어를 끼고 있는 상황인데도 떼창이 들릴 정도였어요."(아야세)

"떼창을 듣고 있자니 정말 떨려서 어찌할 바를 몰랐었습니다. 어려운 일본어를 열심히 따라해 주시는 열정이 전달됐다고 할까요. 저희도 그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보답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또 열심히 노래를 불렀어요. 팬분들 덕분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이쿠라)

-지난 10월에 침착맨(웹툰 작가 이말년)이 운영하는 유튜브에도 출연을 하셨는데요.

"침착맨 측으로부터 먼저 출연 제안이 왔어요. 침착맨이 저희를 좋아해 주신다는 말씀을 듣고 출연을 결심했고요. 촬영을 하고 나서 침착맨님과 친분이 생겼죠. 이번 콘서트 첫날에도 와주셨고 '공연이 정말 좋았다'라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좋은 우정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아야세)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내한 콘서트. (사진 = 리벳(LIVET), 가토 슘페이(Kato Shumpei) 제공) 2023.1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내한 콘서트. (사진 = 리벳(LIVET), 가토 슘페이(Kato Shumpei) 제공) 2023.12.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K팝 시장은 케이팝 시장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평상시 K팝을 굉장히 좋아하고, K팝 아티스트분들을 존중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어떻게 보고 있느냐에 대해선 감히 말씀을 드릴 수는 없을 거 같아요. 정말 훌륭한 시장이라는 생각을 합니다."(아야세)

-공연 때 두 분이서 영어, 일본어, 한국어로 소통을 하셨는데 불편하지 않으셨나요.

"사실 소통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내한을 했는데요. '음악으로 소통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왔어요. 그런데 한국 팬들의 일본어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았어요. 한국어는 오기 직전에 단기간에 외웠습니다. 스태프 분들에게 계속 발음에 대해 물었죠."(이쿠라)

"한국에 오기 전 유튜브를 찾아보면서 조금씩 익혔어요.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외우지는 못했고요. 확실하게 외우지 않은 상태에서 이야기를 했다가는 한국어와 일본어가 엉망진창으로 섞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메모를 하고 번역을 하시는 분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한국어 발음을 일본어 가타카나로 하나씩 표기를 해주셨어요. 발음 체크도 계속 받았죠."(아야세)

-소니뮤직재팬이 운영하는 소설 플랫폼 '모노가타리'에서 열린 소설 공모전의 수상작을 바탕으로 노래를 만들면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소설을 노래로 만드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원작을 일단 많이 읽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음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고 그 과정에서 첫 번째로, 테마를 찾습니다. 이미지를 그리는 가운데서 색채를 일단 상상을 해요. 해당 소설이 파란색 느낌인지 붉은색 느낌인지 연상을 해보는 거죠. 예를 들어서 붉은색 이미지가 연상이 된다고 한다면, 약간 몽환적이고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곡을 만들어가요. 멜로디와 구성으로 뼈대를 세운 다음에 나아갑니다. 소설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가사로 만들어 마지막 데모를 완성하고요. 이렇게 완성된 데모를 이쿠라 씨한테 보내면 가이드 녹음을 해줍니다."(아야세)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내한 콘서트. (사진 = 리벳(LIVET), 가토 슘페이(Kato Shumpei) 제공) 2023.1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내한 콘서트. (사진 = 리벳(LIVET), 가토 슘페이(Kato Shumpei) 제공) 2023.12.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네 저도 원작 소설을 굉장히 많이 읽습니다. 그리고 아야세 씨가 곡을 보내면, 이 곡을 만든 그의 의도는 무엇인지 생각하고 소설의 세계관이 어땠는지 고민을 하죠. 또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심정에 대해 상상을 해봅니다. 전 항상 주인공의 입장에서 이걸 부른다면 어떻게 불러야 할지를 고민해요. 그렇게 목소리 하나하나를 코디 해가면서 완성하죠."(이쿠라)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빌보드 글로벌 관련 차트에서 J팝 최고 성적을 거뒀습니다. 빌보드에서 혹시 더 목표로 하는 지점이 있나요?

"일단 영광이에요. 사실 '저희가 J팝의 대표주자입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없었던 기록을 저희가 세운 부분에 있어서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어요. 또 그 만큼 자신감으로도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J팝이 전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첫 발을 저희가 내딛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고요. 빌보드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건 물론 기분 좋은 일이지만 작곡가 입장에선 '히트할 만한 노래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하는 건 아니에요. 저희가 진심으로 즐겁게 즐길 수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여러분들께 선보일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야 많이 호응을 해주시고 좋아해주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순위에 연연하지는 않아요. 자유롭게 영감을 받아가면서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아야세)

"저희 팀 이름을 해석하면 '밤놀이'라는 뜻이죠. 결성 당시부터 '동심을 가지고 즐겁게 활동하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그룹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즐길 수 있고 멋진 무대를 만들 수 있는 아티스트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하는 것이 저희 목표라면 목표입니다."(이쿠라)

-'재패니메이션'(재팬+애니메이션)의 위력은 대단하죠. 특히 요아소비는 재패니메이션과 작업을 많이 하면서 주목 받았는데, 재패니메이션과 시너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애니메이션만큼 '표현의 자유도'가 높은 분야는 없어요. 그래서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를 작업할 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실사판보다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에 대해 관객분들이 더 친숙하게 느끼시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이 시너지가 됐고 그게 저희 매력으로 잘 표현이 됐죠. 또 지금 전 세계 분들께서 일본의 애니메이션 문화에 대해서 굉장히 흥미를 가져 주시잖아요. 그러한 흐름 속에서 저희가 잘 알려진 부분도 있죠. 애니메이션을 선택하길 굉장히 잘했네라는 생각도 들고요. 일본 애니메이션이 저희 요아소비와 함께 더 많이 세계에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아야세)

-수많은 곡을 작업하셨는데 너무 빨리 나와서 놀란 곡이나 예상보다 만드는 여정이 힘들었던 곡이 있었나요?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사진 = 리벳(LIVET) 제공) 2023.12.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요아소비. (사진 = 리벳(LIVET) 제공) 2023.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작곡가 기준으로 먼저 말씀을 드리면, '아마도(たぶん)'라는 곡이 떠올라요. 소설을 읽고 멜로디를 구성하고 데모 테이프를 거쳐 음원을 만드는 데까지 40분이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제일 빨리 만든 곡은 '아마도'인 것 같고요. 가장 힘들었던 곡은 사실 전곡 다예요. 만들 때 애쓰지 않은 곡이 없잖아요. 그렇지만 데뷔곡이었던 '밤을 달리다'가 굉장히 기억에 남습니다. 소설을 음악으로 만드는 유닛으로서 첫 시도였던 곡이라서요.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야 되는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대중성을 고려하고 제 취향도 반영하면서 어렵게 만든 곡이었어요."(아야세)

"보컬리스트의 입장에서도 데뷔곡이었던 '밤을 달리다'가 기억에 남아요. 정답이 뭔지도 모른 채 '일단은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레코딩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전에도 제가 싱어송라이터였지만 시도해 본 적 없는 멜로디 구성에 굉장히 템포도 빠르고 음정도 어려웠거든요. 여러 나라의 많은 분들께서 많이 들어주셔서 보람을 느꼈던 노래죠. 최근 곡 중에서 말씀을 드리면 '아이돌'이 생각나요. 제가 시도해 본 적이 없는 노래 스타일이었거든요. 주인공 '아이'가 '내가 전 세계에서 제일 예쁜 아이돌이야'라고 생각하는 내용이 전개되잖아요. 그러한 아이돌의 입장이 돼 '내가 주인공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제가 그간 내본 적 없는 목소리로 노래를 했어요. 레코딩 시간만 10시간이 걸렸어요. 최근에 가장 고생해서 녹음한 곡이 '아이돌'입니다."(이쿠라)

-한국에서 J팝이 인기가 많이 올라왔어요.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는지요. 반대로 일본에서 K팝 가수가 인기를 얻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신 적이 있을까요?

"소셜 미디어, 유튜브 시대잖아요. 국경을 뛰어넘어서 스마트폰 하나로 검색을 해볼 수가 있죠. 언제 어디서나 검색하고 시청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인 거 같아요. 그리고 J팝이 음악적으로 봤을 때 한국의 K팝 문화와 굉장히 친숙하고 가깝구나라는 부분을 공감해 주셔서 좋아해 주시는 게 아닐까요."(아야세)

-향후 어떤 계획이 있는지요.

"요아소비로서 하나의 음악 장르, 틀에 박힌 장르만 계속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음악을 자유롭게 하는 게 계획이고요. 그때그때 인상 깊었던 소설을 음악으로 만들어 나가면서 자유롭게 음악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이쿠라)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